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ID/PW 찾기  
자료실
홈 > 동문_참여마당 > 자료실 > 일반
     자료실 입니다.
         
‘비구니 참정권’ 두고 종회의원간 설전[법보신문] 0
 작성자: 사무국  2006-07-25 15:47
조회 : 3,883  
“시대적 대세”vs “계율에 위배”
기사등록일 [2006년 07월 24일 월요일]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 만큼이나 논란 커
‘참정권 확대’ 비구 스님들도 다수 동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에 대한 종단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에는 ‘비구니 스님의 참정권’을 두고 종회의원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발단은 조계종 중앙종회가 7월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한 중앙종회의원 연수’에서 장적 스님이 “비구니 스님도 비구 스님과 동등한 자격의 선거권을 주자”고 제안한 것.

장적 스님은 발제문에서 “지난해 12월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조계종 스님의 경우 비구(4893명)와 비구니(4885명)가 거의 동수를 이루고 있음에도 그 동안 비구니 스님들의 참정권은 극히 제한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총무원장 선거법이 직선제로 개정된다면 비구니 스님의 참정권도 비구 스님과 동등하게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중앙종회 기초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조계종 스님들의 절대다수(70%)가 직선제로 개정될 경우 비구-비구니 스님의 선거권을 동등하게 부여해야한다고 답했다”며 “이는 비구니 스님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조계종도 이 같은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즉각 반론이 이어졌다.

종광 스님은 “현행 종헌 종법에 따르면 비구니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에 대한 피선거권이 제한돼 있다”며 “이는 상호 모순으로, 선거권을 동등하게 주기 위해서는 종헌종법을 개정해야하는 선결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조계종 종헌 제 53조 1항에 의하면 총무원장의 자격은 승납 30년 연령 50세 법계 대종사 이상의 비구로 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적 스님은 “물론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난제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도들의 여론을 수렴해 합의 도출을 이룬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적 스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비구 스님들의 반대 의견은 더욱 거세졌다.

이암 스님은 “세속과 달리 승가의 법을 정하는 데는 우선적으로 부처님의 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부처님께서 교단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비구니 팔경계를 제정했듯 부처님 당시부터 불교 교단 내에는 비구, 비구니의 위계가 존재해 왔으며 남방 불교권에서는 이 같은 전통이 아직까지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구니에게 비구와 동등한 자격을 주자는 것은 부처님 근본 교설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암 스님은 한발 더 나아가 “그 동안 비구니 스님들이 종단에 기여한 부분이 뭐가 있느냐”며 “선거권을 동등하게 달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종단에 대한 기여도를 먼저 높여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장적 스님은 “비구니 스님의 종단 기여도에 대한 논란을 벌이기에 앞서 우선 종단 차원에서 비구니 스님들에 대한 문호를 개방해줘야 한다”며 “그 동안 비구니 스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제약해 놓고 종단 기여도를 운운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선거권을 동등하게 주자는 것도 향후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을 높여줌으로써 종단에 대한 헌신적인 역할을 요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거듭된 비구 스님들의 공격에 침묵을 지키고 있던 비구니 스님들은 작심한 듯 반론을 펼쳤다. 운달 스님은 “지금 바람직한 선거법을 마련하자는 토론 자리에서 팔경계를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소리치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또 혜원 스님은 “비구니 팔경계는 이미 학술적으로 부처님 당시 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높음에도 이를 마치 부처님의 근본교설이라고 주장하면서 비구-비구니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바람직한 토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종회의원으로서 말씀을 아껴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스님은 이어 “그 동안 비구니 스님들이 총무원장 스님을 비구로 모시는 데 묵인했던 것은 총무원장의 위치가 종단의 권위를 상징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종단의 큰 어른을 모시겠다는 아름다운 승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지 이부 승단(비구-비구니)의 차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올바른 선거제도 마련을 위한 자리에서 이부 승단의 차별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경 스님은 “다른 불교국가를 살펴보더라도 비구와 비구니 스님에게는 엄연한 위계질서가 존재해 왔다”며 “이는 율장에 근거하는 것으로 이를 무시할 경우 승가의 기본 위계질서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만 스님은 “비구니회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현재 한국비구니계의 정서를 감안할 때 만약 동등한 선거권이 부여된다면 비구니회에 막중한 권한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향후 총무원장 선거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처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던 본각 스님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비구니회의 결정에 따라 모든 비구니 스님들이 동일한 의견을 가질 것이라는 발상은 비구니 스님들을 평가 절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님은 이어 “그 동안 종단에서 비구니에게는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었다”며 “권리와 의무는 함께 동반되는 것으로 당연히 동등한 선거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구니 스님들의 참정권을 두고 종회의원들간의 불꽃 튀는(?) 설전이 오갔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이렇다 할 결론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에 대한 논란만큼이나 비구니 스님의 참정권 논란은 종단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862호 [2006-07-26]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