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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성과와 과제’ [불교신문] 0
 작성자: 사무국  2006-05-13 11:41
조회 : 3,876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성과와 과제’ 
 
구경하는 축제 No…체험하는 축제 Yes
 
불기 2550년 봉축행사가 막을 내렸다. 지난 4월18일 서울시청 앞 점등식으로 시작된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4월30일 연등축제를 원만회향하고 지난 5일 법요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봉축행사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최대 규모 행사 원만 회향

체험 중심 프로그램 호평

단체 연등제작 위주 구성

통역미비 등 진행 아쉬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올 봉축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시 문화축제 중 가장 최대 규모의 인파가 이동하면서 봉행되는 장시간 행사인데 반해, 사건 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원만한 회향이었다는 평가다. 또한 축제 참가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독창적이고 예술성이 높은 장엄물이 늘어났고, 조계사 앞 불교문화마당의 체험프로그램도 예년에 비해 훨씬 강화됐다.

올해 봉축행사는 어린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계사와 봉은사서 단기출가에 들어간 동자승들이 축제기간에 청와대의 초청을 받았다. 연등축제 당일날엔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눈에 띄게 많았고, 외국인 어린이들까지 가세하여 곳곳에서 어린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들을 상대로 한 문화마당 부스는 북새통을 이뤘다.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몰린 부스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진행한 ‘e불교 즐기기’. 3D 입체사진으로 사찰의 사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컴퓨터 게임인 ‘부처님 공덕 쌓기’는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안대를 쓰고 시각 장애인을 체험하는 부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좋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어린이가 체험해볼만한 놀이나 문화 교육 프로그램이 수적으로 많지 않아 일부 어린이는 어른들의 ‘놀이’와 ‘움직임’을 곁에서 구경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외국인 참여자는 올해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아시아인들이 참가 외국인의 다수를 차지했던 예년에 비해, 백인 참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들은 태국이나 네팔 티베트 인도 등 불교권 국가에서 나라별 전통 불교문화를 체험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오체투지, 영문 불경 읽기, 목탁 치기 등의 일부 프로그램이 가동되기는 했지만, 통역이 구비된 외국인 대상 부스는 참여인원에 비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템플스테이를 체험했었다는 다엘스(37)씨는 “불교문화를 다양하게 맛보기 위해 연등축제에 왔지만 연등만들기 외에는 참여해볼만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어린이 참여자가 급증함에 따라 가족 단위로 연등축제에 온 사람들이 늘었다. 가족 모두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당연 먹거리와 건강 마당. 선재스님과 대안스님 등 사찰음식 전문가들이 선보이는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 3~4인 가족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연출됐다. 발마사지와 침술 역시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체험하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부인과 함께 두 아들을 데리고 올해 처음 연등축제에 참석한 김석기(43)씨는 “가족 등만들기 경연 등 가족 단위로 다른 가족과 흥겹게 겨룰만한 프로그램도 필요한 것 같다”면서 “사찰이나 모임의 단체 위주로만 행사가 진행돼 제등행렬서는 약간의 소외감도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제등행렬에 앞서 동대문운동장서 열린 어울림마당 역시 길고 장황한 율동만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바람에 관람석에 앉은 사람들은 ‘시계를 자주 보게 됐다’는 후문이다.

어울림마당과 연등법회, 제등행렬로 이어지는 동대문운동장 축제와 관련, “이제는 축제내용이 달라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인원에 요란한 음악과 함성 소리만으로 연등축제의 성대함을 내세우는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다.

중앙승가대 한 학인스님은 “젊은 감각의 율동이나 노래도 좋지만, 범패처럼 독특한 불교의식을 예술적으로 재현하는 등 봉축 성격에 걸맞는 콘텐츠를 통해 축제의 수준을 한 단계에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정은 기자 jung75@ibulgyo.com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관계자 등 모두에게 감사”

인터뷰/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자승스님

“제등행렬에서 거대한 장엄물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자승스님(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은 “다채로운 등(燈) 모양만큼 점점 크고 웅장한 장엄등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호법신장이나 코끼리 백마 등 대형 조형물로 인해 행렬의 장엄함은 더하나, 대만이나 중국색이 강해 자칫 한국 특유의 전통미가 옅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제등행렬의 본뜻을 흐리지 않고, 빈자일등(貧者一燈)의 마음으로 연등축제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무조건 눈에 띄게 거대한 조형물을 만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스님은 그러나 “10만명 안팎의 사람들이 동대문에서 종로를 거쳐 조계사를 오는 동안 작은 사고 하나 발생하지 않았고, 시민들이 제등행렬단을 향해 자발적으로 박수갈채를 보내는 등 축제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신명나고 흥미진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것이 축제의 질을 결정짓지는 않는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제등행렬에서 행렬이 너무 길고 제대로 인솔할 수 없다보니 행사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지적한 스님은 “특히 마지막 종각무대에서 제등행렬단을 맞이하는 음악행사 때는 시간상의 문제로 모든 행렬단이 채 들어오기도 전에 이벤트가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부터는 인원과 시간을 잘 편성해서 보다 질서정연한 축제로 치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화려하고 성대한 축제일수록 끝마무리가 중요한데, “밤이 늦도록 조계사 앞 쓰레기를 정리하고 주변을 청소하는 불자들의 모습을 봤다”며 흐뭇해했다.

하정은 기자 jung75@ibulgyo.com

[불교신문 2227호/ 5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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