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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장묘법 수목장(樹木葬)[법보신문] 0
 작성자: 사무국  2006-03-20 11:45
조회 : 4,264  
환경훼손-국토잠식
수목장이 완전 해결
 
 떠오르는 장묘법 수목장(樹木葬)
 
 
국토 잠식과 환경 훼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매장 중심의 장묘문화 대안으로 수목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서양에서 에코다잉(eco-dying)의 한 방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수목장(樹木葬, 또는 수림장)은 화장한 망자의 뼛가루를 나무에 뿌리거나 묻는 것으로 자연친화적이며 산림훼손 등 환경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20년 묘지대란 타결책

특히 매장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납골묘가 예상과 달리 환경훼손은 물론 호화납골의 등장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수목장에 거는 기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매장 문화로 인한 국토 잠식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묘지 면적은 전 국토의 1%인 998㎢. 해마다 20여 만기의 묘지가 새로 생기면서 매년 여의도만한 국토가 묘지로 잠식당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에는 묘지대란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설명. 따라서 수목장은 매장 중심의 장묘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수목장을 확산시키기 위한 정치권과 지자체, 민간, 종교계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국회에서는 지난 2월 27일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이 수목장 설치를 골자로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수목장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주호영 의원은 “수목장은 고인에 대한 간단한 표식 외에 다른 시설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매장 등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수목장 확산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자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경기도 용미리 군부대 반환지에 3만평 규모의 수목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경기도는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수목장림 설치와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입법 예고하는 등 수목장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에 착수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2003년 꽃에 뼛가루를 뿌리는 ‘추모의 숲’을 개설한 이후 이용자가 매년 2배 이상 늘면서 수목장 운영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민간단체의 활동도 눈에 띤다. 지난 2월 14일 전 농림부 장관 김성훈 상지대 총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 스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창립됐고 울산에서는 정민자 울산대 교수, 정영자 울산시 보건복지국장 등이 주축이 돼 ‘수목장을 실천하는 모임’을 결성, 수목장 확산에 나서고 있다.

국회, ‘장묘법 개정’ 발의

종교 쪽으로는 불교계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찰 인근 1만여 평의 소나무 숲에 수목장을 개설한 경북 영천 은해사(주지 법타 스님)는 불과 1년 만에 100여 그루의 나무에 위패를 모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한 달에 20여 그루 이상의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 또 은해사의 영향을 받아 월정사, 봉선사, 갑사 등 풍부한 수목을 갖고 있는 산사를 중심으로 30여 사찰에서 수목장 설치에 대한 준비들이 진행 중에 있다.

은해사 주지 법타 스님은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노송 등 거목은 물론 아름다운 숲과 수목을 갖추고 있어 수목장 설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며 “고인이 새로운 생명이 되어 숨 쉬고 자란다는 의미에서 수목장은 후손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장묘법”이라고 밝혔다.

산림자원 풍부 일거양득

수목장은 지난 2004년 원로 임학자인 김장수 고려대 전 농대학장의 장례가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서구에서는 1999년 이후 나무와 숲, 바다에 뼛가루를 뿌리는 에코다잉(eco-dying) 장묘법이 널리 확산됐으나, 국내의 경우 후손으로 무언가 표식을 남기고 싶어 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 나무에 위패를 다는 수목장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후죽순 난립했던 납골묘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목장 운영에 대한 세밀한 기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값싼 외국산 수종의 사용을 엄격히 금하고, 산림이 난개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수목장이 호화장묘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의 수령과 비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기준가 제시도 필요하다.

법타 스님은 “수목장의 활성화는 국토의 산림자원을 풍부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시행 초기부터 정부가 엄격한 기준 아래 의지를 갖고 철저히 관리 감독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bpo.com

<2006-03-22/8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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