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지난 23일 신년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한해 교육원 주요사업으로 승가대학원 다양화 및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밝혔다. 교육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율학, 선학, 한문불전, 초기불전, 화엄승가대학원 외에도 반야중관, 유식여래장, 정토 등으로 승가대학원 유형을 확대했다. 스님들이 보다 다양하게 불교사상을 연찬할 수 있도록 현재 승가대학원을 운영 중인 10개 사찰 외에도 전국 교구본사에 승가대학원 설치를 독려해 교구본사가 수행과 전법도량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교육기관 다양화를 위해 교육원은 지난 24일 제6교구본사 마곡사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승가대학원 설립에 대한 내용을 소개했다. |
율.선.한문불전.초기불전 외
화엄 반야중관 유식 정토 확대
교학에 대한 깊은 연찬을 통해
불교사상 체계적으로 정립시켜
일반, 개방형으로 운영형태 분류
전문과정 및 연구과정으로 운영
학년당 정원 10인 중 5인은 ‘상주’
상주학인은 등록금 수업료 면제
활성화 위해 교육원 지원책 파격
상주교수연구비 외래강사비 지원
이수자에게 교육교역자자격 부여
연구성과물에 대한 장학금 지급
승가대학원은 기본교육기관을 졸업하고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들이 선교율을 연찬하는 전문교육기관이다. 4년간의 기본교육기관을 수료하고, 불교사상이나 불교학 분야를 심도 깊게 공부하고 싶은 스님들이 진학하는 곳이다. 불교학, 불교사상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진행되는 승가대학원은 교학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승가대학원 활성화를 위한 종단의 지원도 파격적이다. 일반승가대학원의 경우 교육원이 상주교수 2명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며, 외래강사비도 지원할 수 있다. 승가대학원을 수료한 스님은 3급 승가고시 응시자격 중 2년의 교육경력이 인정되며, 연구과정까지 이수한 스님은 3급 승가고시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승가대학원 재학 중인 학인 스님이 제출한 연구 성과물이 교육원 심의에 통과되면 소정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전문과정이나 연구과정을 이수한 스님은 교육기관의 교육교역자 자격이 부여되며, 종단 주요소임자 임명 및 선출시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승가대학원은 운영형태에 따라서, 사찰에서 상주하며 수업을 듣는 학인과 다른 사찰에 지내면서 강의 때만 오고가는 개방형학인들로 이뤄진 일반승가대학원과 상주학인이 없는 개방형승가대학원으로 나뉜다. 비구사찰에 개설된 승가대학원에는 비구니 스님이 개방형 학인으로 다닐 수 있으며, 개방형승가대학원도 비구 비구니 모두 수학할 수 있다.
승가대학 학제는 전문과정의 경우 2년 4학기며, 일반대학원의 경우 3년 6학기 과정의 연구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강의는 주3회를 원칙으로 한다.
전문과정의 학년당 정원은 10인 이상이다. 이 경우 상주학인은 5명 이상으로, 전체 정원은 20인 이상이다.
상주학인의 경우 입학등록금 및 수업료를 면제하되, 승가대학원 청규에 따라 조석예불과 공양, 사중주요행사와 법회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개방형 학인의 경우 소정의 입학등록금과 수업료를 납부하도록 했다.
승가대학원은 크게 8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율학, 선학, 한문불전, 초기불전, 화엄승가대학원은 기존에 운영돼 왔으며, 새롭게 반야중관, 유식학, 정토승가대학원이 추가됐다.
율학승가대학원은 기존의 율원을 승가대학원 체제로 개편하면서 명칭과 교과과정을 대폭 보완했다. 사분율, 범망경은 물론 6부 율장 비교연구, 대승계, 선원청규, 종헌종법, 현대윤리 등으로 교육내용을 심화해 종단이 필요한 율사 및 율학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율장을 비교연구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빨리어 강좌 및 일본어 학습이 병행된다. 졸업자에게는 소청심사위원, 호계위원, 법규위원 등 종단 주요 소임자 임명 및 선출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선학승가대학원은 선학을 집중적으로 연찬, 선수행 지도자 및 선학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다. 능가선, 조사선, 간화선 및 선수행지도방법론, 여래장사상과 염불선, 화엄선 천태선 등을 전문과정과 연구과정에서 수학하며 위빠사나 및 간화선 실참수행도 포함돼 있다.
한문불전승가대학원은 한문불전을 연찬하는 전문교육기관이다. 전문과정에서는 아함경, 치문경훈, 서장, 절요, 능엄경, 금강경, 대승기신론과 법화경, 열반경 유마경 등을 공부한다. 연구과정에서는 화엄경, 마하지관, 고승비문선독, 금강삼매경론 등을 강독하도록 돼 있다.
초기불전승가대학원은 빨리어 삼장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곳이다. 전문과정에서는 빨리어 수업과 함께 니까야와 율장, 자타카, 법구경 등을 강독하고 연구과정에서는 디가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청정도론, 밀린다팡하, 논장 강독 등이 진행된다.
화엄승가대학원에서는 화엄학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이뤄진다. 전문과정에서는 80화엄경 강독과 십지품, 화엄경 현담, 화엄일승법계도 강독 및 한국화엄사상사를 지도한다. 연구과정 3년에서는 원효, 현수법장, 의상스님과 청량징관, 균여스님의 화엄사상 연구가 진행된다.
새로 도입된 반야중관학승가대학원에서는 중론과 반야중관사상에 대해 강의한다. 범어 금강경 강독 및 중론 주석인 쁘라산나빠다 강독, 티베트문헌연구가 전문과정 동안 이뤄지며, 연구과정에서는 팔천송반야경, 백론, 회쟁론, 입보리행론, 권계왕송을 강독한다.
유식여래장승가대학은 유식, 여래장 사상에 대해 교육한다. 전문과정에서는 인도불교사와 유식사상연구 및 범어교육과 유식30송 해심밀경, 대승장엄경론 강독이 진행된다. 연구과정에서는 유가사지론, 성유식론, 섭대승론을 강독한다.
정토학승가대학원은 정토사상과 염불선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전문과정에서는 정토학과 한중일 삼국의 정토사상연구가 주를 이루며, 일본어 교육도 병행된다. 연구과정에서는 염불선과 함께 정토학의 대표주자인 담란, 원효, 법연, 친란스님 등의 정토사상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염불의례 임종행의 등도 함께 익힌다.
■ 승가교육불사의 방향은…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상 구현한다
조계종 교육원은 현 집행부 출범이후 과감한 교육개혁을 시도했다. 출가에서부터 행자, 기본, 전문교육과 특수교육, 연수교육 전면 개편을 통해 ‘자비를 구현하고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상 정립’을 추진해왔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불교계 유입을 위해 종단은 출가 관련 종책을 마련했다. 출가희망자들이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출가사이트를 개설하고 1:1 상담을 진행하는 등 청년출가 및 고령자 출가 등 출가제도 다변화 방안을 모색했다.
행자교육의 변화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행자=노동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6개월 행자기간동안 다양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본사와 사찰의 변화를 유도했다. 행자입문교육을 분기별로 실시하는가 하면, 행자수첩과 수행일기를 배포하고 수계교육 때 지참토록 해 공부환경을 조성했다. 또 행자명부, 교육기록부를 만들어 종단에서 체계적으로 행자를 관리했다.
특히 기본교육기관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3년간 진행된 교육원 교육불사의 핵심은 기본교육의 공교육화다. 사회와 역사에 부응할 수 있는 출가자 양성을 위해 한문경전을 강독하고 도제를 양성하는 관행 대신, 교재의 현대화와 한글화를 택해 불교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진행했다. 우선 표준교육과정을 만들어 학기당 배워야 할 교과목과 수업일수를 통일했다. 이에 따라 학인 스님들이 4년간 필수 30과목, 선택 7과목 등 총 37과목을 수강하도록 하고, 예불과 발우공양, 불공, 좌선실수, 포살 및 자자 등 일상수행 과정 역시 교과에 포함시켰다.
교육 여건도 강화해 각 승가대학마다 5명의 교수가 상주하도록 했으며, 학인은 학년별로 10명 이상, 총 40명으로 하한선을 정해 기본적인 교육환경을 갖추도록 했다.
기본교육기관 공교육화로
표준화 공고화 내실화 이뤄
대승불교 보살행 실천 유도
기본교육 공교육화의 효과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제도의 공고화와 교육내용의 표준화, 내실화다. 그간 승가대학에서는 치문, 사집, 사교, 대교로 학년을 나눠 동일한 경전을 배웠지만 관련 주석서는 학교마다 제각각이었다. 2010년 교과개편이 시작되고, 4년째인 올해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동화사 등 8곳의 사미승가대학과 봉녕사, 동학사, 청암사, 운문사 등 4개 사미니승가대학 총 12곳이 표준교육과정을 수용, 교육제도가 단일화됐다. 이와 함께 승가대학 수료 때까지 표준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해 교육내용을 통일시켜 학인 스님들이 단일한 종단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실화를 통해 교육내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선학개론이나 선어록강독 등 과목을 신설해서 간화선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승불교사상 정립과 더불어 불교와 사회를 연계해 현대사회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교육이 승가대학에서 이뤄지게 됐다. 상용의례교육을 정규교과로 선정해 포교현장에서 불자들을 교화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다양화 및 활성화를 선언한 전문교육기관은 구족계 수지 이후 출가자들의 탁마열기를 이어가는 매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도 깊게 교학을 연찬함으로써 스님들은 불교적 소양을 기르고, 종단 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시스템인 연수교육도 마찬가지다. 스님들의 수행, 교학연찬, 전법교화 등 출가자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행자교육으로 시작해 기본, 전문, 특수교육 및 연수교육으로 완성되는 교육불사를 통해 교육원은 이 시대 중생을 교화하고 자비를 구현하는 승가상 구현에 치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