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식 집전에 대한 요구가 높은 가운데,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이 새로 출가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행자교육 및 기본교육기관에서 한글염불의례교육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육원은 최근 ‘한글염불의례교육에 관한 령’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한글염불의례교육에 관한 령’은 새로 출가하는 스님들에게 한글염불의례를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한글의례 일상화를 위한 첫 시작이기도 하다. 법령은 행자교육과정과 승가대학, 기본선원 등 기본교육과정에서 종단에서 편찬한 한글통일법요집 또는 종단의례위원회가 정한 한글염불의례를 가르치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 행자교육에서는 예불과, 반야심경 발원문, 천수경, 사시예불, 축원을, 기본교육기관에서는 천도의례, 봉송의례, 장례의례 등을 순차적 교육한다. 신설된 염불교육은 또 5급과 4급 승가고시에도 반영된다.

이와 함께 교육원은 원활한 교육을 위해 염불의례교육을 담당할 교수를 위촉해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행자와 학인 스님들을 지도할 염불의례교수에 대한 위촉 및 지도, 연수 등은 염불의례교육위원회와 염불교육도감이 담당한다.

한글의례 대중화 첫 시작

통일의례집 발간 서둘러야

사실 한글의례의 필요성은 이미 1970년부터 제기돼 왔다.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한문염불을 외우기보다 한글로 번역해 뜻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의례와 경전 등이 한글로 번역됐다. 불교 현대화와 대중화에 뜻을 둔 여러 스님들이 중심이 돼 한글로 된 예불문과 반야심경, 천수경 등을 보급하려고 애썼지만 한문염불의례 전통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단에서도 포교원을 중심으로 한글통일법요집을 출간, 통일된 한글의식을 봉행하려고 노력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원이 추진하고 있는 ‘한글염불의례교육에 관한 령’ 제정은 조계종의 한글의식 대중화에 단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계종이 주체가 돼 출가자를 대상으로 한글염불의례교육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최근 종단은 5대 결사의 일환으로 모든 법회 때마다 삼귀의, 반야심경을 한글로 봉독하고, 중앙종무기관 종사자들은 매일 조계종 표준금강경을 한글본을 독송하면서 한글의례를 일상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조계종의 의례와 의식을 통일화할 의례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표준의례 제정에 나서 한글염불의례 대중화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가하는 스님들에게 한글염불의례를 교육하자는 이번 법령은 종단안팎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조계종 교육위원회(위원장 법안스님)도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한글염불의례 교육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스님들은 “신도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한글염불의례를 하자는 요구가 많았고 실제 한글의식을 집전하고 있는 사찰은 포교성과도 좋다”며 “일선에서 활동할 스님부터 한글의식을 공부해 보급한다면 한글염불의례를 빠르게 대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한글염불의례에 필요한 교재를 마련하는 것이다. 산재한 한글의식집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 가르칠지에 대한 작업이 선행돼야한다. 교육위원회는 “한글염불의례 교육시행에 앞서 각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교재가 마련돼야 한다”며 “종단의 의례위원회와 교육원이 논의를 거쳐 전국 사찰에 보급할 표준의례집을 조속히 발간한다면, 승가교육기관에서 한글염불의례교육이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