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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스님, 사회·민족주의 통합 역설” 0
 작성자: 사무국  2005-11-30 15:17
조회 : 3,820  
불교 평등사상 근대 급진주의와 만남 기반
맑시즘·불교윤리 접합… 日불교사회주의 흡사

▩ 박노자 교수 천태국제학술회의서

“만해스님은 조선의 자립정치를 위해 좌익인 공산주의자와 비타협적인 민족주의 우익세력이 단일체가 돼야한다고 끊임없이 역설했습니다. 또한 불교의 사회경제적인 이상을 사회주의 용어로 정의내리고 표현하려는 생산적인 작업을 계속 시도했습니다.”
진보학자로 유명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박노자(사진, 본명 블라디미르 티코노브) 교수는 지난 26일 천태종 관문사에서 열린 제8회 천태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만해 한용운이 가지고 있던 불교사회주의에 대해 고찰했다.
박 교수는 급진적인 불교개혁가였던 만해스님은 자신의 초기사상에서 중국 지도자 양계초의 사회진화론을 많은 부분 답습했다고 전제하고, 이는 1920∼30년대 사회상황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1920년대 소위 식자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사회주의는 불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몇몇 스님들은 사회주의운동에 깊게 투신한 결과 불교계를 떠나기도 했다.
만해스님도 1923년에 전조선청년당대회에서 축하연설을 했던 적이 있었으며, 1927년 27명의 신간회 창립멤버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시대상에 대해 박 교수는 “만해스님은 신간회 서울지부 지도자로서 조직의 해산을 끝까지 반대했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사회주의가 근대 불교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정립할 수 밖에 없었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예로서 만해스님의 1910년 작 《조선불교유신론》을 들었다. 만해스님은 《조선불교유신론》에서 모든 존재들이 내재하고 있는 대승불교 이념을 설명했다. 특히 평등이라는 것은 불교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불교는 자유롭고 평등한 근대적인 현재의 종교이면서, 미래의 유토피아적인 단일체라고 만해스님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만해스님은 자본주의 내 경쟁체제와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근대문명의 특징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박 교수는 지적한다. 박 교수는 “사회주의와 근대 자본주의 사상의 부조리는 양자택일적 세계관보다는 사회적 결속의 원리를 의미했다”며 “진보적 경향의 구성요소로서도 동일시 될 수 있는 만해스님의 불교관은 이타주의의 발현”이라고 역설했다.
만해스님의 사상은 1919년 3.1독립운동이후 수감생활을 하면서 근대적 현실성의 인식을 크게 전화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이런 일련의 변화가 여실히 나타난 것은 1931년 11월 《삼천리》와의 인터뷰에서 였다. 만해스님은 인터뷰에서 모든 존재에 불성은 존재하고 있고 완전한 평등에 대한 형이상학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완전한 평등의 실천방안으로 만해스님이 제시했던 것이 부처의 사회경제주의였다. 박 교수는“부처가 가지고 있던 카스트제도의 비판을 비롯해 초기 불교교단의 공동재산소유·취득본능에 대한 비판 등이 고통의 원인”이라며 “이것이 불교와 근대의 급진주의가 서로 만날 수 있는 기반이었다”고 역설했다. 이런 맑시즘과 불교사회경제윤리의 기본적인 유사성은 1920∼30년대의 일본 불교사회주의자들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박 교수는 설명한다.
즉,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면에서 만해스님은 사회주의자가 될 수 없었지만, 1910년 이후 꾸준히 거대한 단일체·평등 등을 모토로 불교를 재건하려 했다. 이는 1930년대 일본의 불교사회주의 운동과 흐름을 같이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주된 논지이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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