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12월14일로 예정됨에 따라 신임 총장에 누가 선출될 것인지를 두고 동국대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앞서 동국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위원장 학담 스님·이하 총추위)는 12월8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어 이사회에 추천할 총장 후보자 3인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총추위는 12월2일 동국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2차 회의를 열어 총장 후보 지원자를 확정하고, 추천 인원 및 선출방식 등을 결정했다. 동국대 차기 총장에는 총 8명의 후보자가 서류를 접수시켰으나 이날 통계학과 염준근 교수가 사퇴서를 제출함에 따라 총추위는 나머지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 7명 전원에 대해 총장 후보자 자격을 확정했다. 총추위는 이날 총장 후보자 자격심사를 통과한 보광스님(불교), 김무봉(국어국문), 심익섭(행정), 유덕기(식품산업관리), 유석천(경영), 김보현(행정) 교수와 김희옥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대상으로 12월8일 최종 총장 후보자 3인을 선출한다.
총장 후보 선출은 1인 2표제를 통해 다득표 순으로 3명이 결정된다. 그러나 ‘선발된 총장 후보자에는 1인 이상 외부인사를 추천해야 한다’는 총추위 규정에 따라 유일한 외부인사인 김희옥 재판관은 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최종 총장 후보자로 확정됐다.
그동안 일체 공개되지 않았던 총장 후보 지원자가 이날 외부에 알려짐에 따라 후보들 가운데 누가 차기 총장으로 적임자인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동국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하마평을 종합해 보면 불교학부 교수 보광 스님과 김희옥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압축되고 있다.
보광 스님은 학교행정에 있어 검증된 후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스님은 1987년부터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정각원장, 100주년기념사업본부장,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대외협력처장, 불교대학원장 등의 소임을 두로 역임했다. 특히 1996~2003년 대외협력처장 재임시 660억원의 기금을 모연, 일산병원 개원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학교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또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국민검증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올 2월 국가인권위원으로 선임되는 등 교계 안팎의 풍부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대각사상연구원, 한국정토학회, 국제전자불전협회 등을 이끌며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자로서의 성실함도 갖췄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러나 이사장에 이어 총장까지 스님이 맡을 경우 동국대의 종교적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각될 수 있어 타종교인들로부터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종단과 이사회와의 관계에서 정치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학교를 경영하는 데 있어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부담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희옥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동국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동부지검장과 법무부 차관을 거쳐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동국대에서 석·박사도 마쳤으며 논문만 170여편을 발표한 학구파 법조인이기도 하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진 그는 교계 인사들의 강력한 권유로 동국대 총장 후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재판관은 원칙에 따른 소신적 일처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오영교 총장에 이어 동국대 혁신을 위한 강력한 개혁정책을 펼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또 그의 청렴함과 강직함은 신정아 사건 등으로 실추된 동국대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도 교계의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동국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후보란 점도 높이 평가되는 부분이다.
반면 학교경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교계 활동 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은 불교 내부 인맥이 중시되는 교계의 현실과 종립대학이 갖는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부인사가 기존 대학의 구성원들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국대 총장은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의외의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총추위는 후보자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총장 후보자가 결정될 수 있도록 투표에 앞서 지원자의 소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한다. 소견발표는 ‘재정확보 방안’, ‘명문대 도약을 위한 거시적 대책’ 등 2개 주제에 대한 의견과 질의응답의 순으로 진행된다. 발표는 무작위 추첨에 따라 김무봉 교수, 김희옥 재판관, 김보현 교수, 유덕기 교수, 심익섭 교수, 보광스님, 유석천 교수의 순으로 결정됐다. 이들 후보자들이 100년 사학의 전통을 잇고 일류동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어떠한 비전을 제시할지 그 내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