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33대 집행부가 내세운 ‘교육과 포교를 통한 불교중흥’을 이루기 위한 초석을 닦는 기초공사인 승가교육진흥불사가 올해 교육기관 개편 및 교과과정 개편에서 내년에는 본격 시행단계로 접어들기 위한 전환작업으로 바뀐다.
승가교육진흥위원회 위원장 자승 스님(총무원장)은 22일 오후 ‘지속적인 승가교육진흥불사 추진을 통해 불교중흥을 이루겠다’는 뜻을 담화를 통해 재천명하고, 내년에는 ‘시행을 위한 전환단계’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하는 한편 이에 대한 종도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자승 스님의 이날 담화는 지난 10개월 여 동안 추진해온 교육기관 개편과 교과과목 개편, 연구교육, 장학위원회 구성 등 승가교육 개혁 작업이 ‘개편’ 과정에서 교구본사와 교육기관과의 ‘소통’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고, 승가교육개혁 작업의 당위성과 명분이 축적돼 교육불사의 본궤도 진입을 위한 ‘사행’에 무게를 둘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교육현장의 저항이 완전 소멸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시행단계로 전환하는 데 있을 이견과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조’와 ‘당부’에도 무게를 두었다.
자승 스님은 “연수교육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추진 중이거나 아직 준비단계”라면서도 “추진과정에서 종도들의 많은 협조와 성원이 있었기에 이런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의 담화는 장문이었다. 스님은 담화 발표를 승가교육진흥사업 추진 결과 설명과 향후 과제 및 활동방향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담화는 한국불교의 외형적 성장 이면의 부실한 점을 한국불교의 종교적 사명과 역할과 사회를 이끌 향도적 역할의 부재로 보았다. 한국불교의 나아갈 방향과 방향의 목표점, 한국불교의 미래상에 대한 고민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 승가교육의 진흥이라는 점을 다시 밝혔다. 한마디로 ‘시대의 역사에 부응하는 자비구현의 불교’가 한국불교의 지향점이란 것이다.
자승 스님은 이 지향점을 젊은 시절 수행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판고의 대문 좌우 주련 글귀에 비유했다. ‘깨달음의 세계는 어느 곳에 있는가(圓覺道場賀處)? 나고 죽는 지금의 삶의 현장이 바로 그곳이라네(現今生死卽是)!’ 삶과 역사가 바로 깨달음이 구현되는 현장이란 뜻으로 이 구절을 이해했다고 자승 스님은 소개했다.
현재 한국불교의 모습은 ‘신라의 불교, 고려의 불교, 조선의 불교, 인도 아비달마 불교, 당과 송나라 불교’라며 한국사회와 역사에서 깨달음과 자비를 구현하는 일이 바로 불교중흥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승가교육진흥위원회 출범 이후 승가교육의 방향과 틀을 잡고, 교육원이 교구본사와 교육기관과 협의해 각종 공청회와 연찬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현대화와 내실화를 추진해 왔다”면서 “교육문제의 다양한 이견 표출은 토론을 통해 조정했고, 종도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승가교육불사가 한국불교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됐다”고 자평했다.
자승 스님은 “승가교육불사가 연수교육을 제외한 대다수 추진중이거나 준비단계이지만 종도들의 협조와 성원이 있었기에 성과를 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승 스님은 ‘삶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불교적 통찰을 하는 스님, 계율을 잘 지켜 청정한 스님, 정의롭고 공심이 있는 스님, 자비로운 교화방편을 행하는 스님’이 종단 교육불사로 길러내려는 스님상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스님은 “시대와 역사에 부응하는 한국불교, 자비를 구현하는 한국불교는 총무원장 재임기간에 반드시 그 기틀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종도들이 부여한 중차대한 책무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차근차근 수행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승 스님은 승가교육진흥위원회 3차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교육원장 스님을 비롯해 교육부장, 이석심 차장을 중심으로 교육원이 1년여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일했다. 33대 집행부의 교육불사를 통한 불교중흥의 원동력이 교육원에서 나오고 있어 희망과 자신감을 느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동안 교육기관 개편과 교과목 개편 과정에서의 압력을 견디고 조정 등 추진력을 발휘한 교육원에 대한 지지와 격려로 풀이된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담화 발표 후 “아직 승가교육불사 대부분이 진행 중이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이 자리는 향후 지속적인 기조로 승가교육불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말로 이날 담화와 승가교육 개혁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국불교중흥 위한 대토론회’ 매월 진행
내년의 조계종 승가교육진흥불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 승가교육진흥위원회는 내년도 교육진흥불사의 추진방향으로 ‘한국불교정체성과 사상성의 정립, 교육내용 구축과 체제정비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승진위는 추진방향 실현을 위한 주요 사업으로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를 1년간 매월 한 차례씩 모두 12회에 걸쳐 연다고 밝혔다.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는 일종의 무차대회 성격을 갖는다. 정체성과 사상성 정립을 위해 주요 의제를 설정해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출된 과제와 결론은 종단 주요종책 수립시 반영한다는 것이다. 교육원은 이를 “소통과 참여를 통해 ‘갈마공동체’, ‘화합공동체’로서의 승가전통 구현”을 대토론회의 목적으로 설정했다.
주제는 폭넓다. 불교교리와 사상, 출가, 교육, 승가고시, 포교 등 각종 종책 관련 주제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대토론회는 승진위 내에 ‘토론주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12월 중 모임을 갖고 주제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올 한해 승진위가 승가교육기관 조정이나 교과과정 개편 등을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했다면, 내년에는 토론회를 통해 한국불교가 이 시대에 표현되어야할 정체성과 사상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주제 선정위원회는 도법 스님을 위원장으로 학담, 미산, 법안, 원담 스님이 선정됐고, 2명 정도를 더 선정해 모두 7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현응 스님은 “승가교육개혁에 대한 논의는 결국 한국불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더 나아가 이 시대에 구현되어야할 정체성 사상성과 연결되어 있다”면서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종무행정 보다 불교의 사상과 이념이 이 시대에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 하는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응 스님은 또 “토론회에서 도출된 합의 내용은 필요에 따라 입법, 재정지원, 종무행정 등을 통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혀 승가교육불사를 통한 종단 정체성 확립 등 작업이 현실화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기사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