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스님의 생애와 수행 과정, 사찰 정보와 포교 활동 사항까지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비구니스님 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가 구축됐다. 키워드 사이의 관계성을 살펴보는 ‘시맨틱 데이터’를 적용, 비구니스님들의 세계를 넓은 시각에서 볼 수 있게 구축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광용 스님) 산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소장 수경 스님, 이하 승가연구소)는 5월 27일 서울 법룡사 전국비구니회관 메따공연장에서 ‘비구니 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 편찬 보고회’를 진행했다.
비구니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 편찬 사업은 전국비구니회가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된 불사다. 역대 비구니스님들의 활동과 정보를 축적, 이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4년여간 편찬 과정이 마무리된 1차 비구니 인물사전은 ‘한국비구니수행담록’ 상·중·하 3권에 실린 비구니스님 329명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외에도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출가한 스님들도 포함했다.
디지털 아카이브는 비구니스님들의 생애와 수행과정, 포교활동, 주석한 사찰의 위치와 역사문화를 스토리 위주로 소개해 다양한 정보를 시간과 공간, 사건을 중심으로 촘촘한 관계망으로 구축, 데이터화한 것이 특징이다. 추후 법문 자료, 사찰 관광안내, 불교와 비구니스님에 대한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 신문기사 작성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텍스트를 분석해 키워드 사이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시맨틱 데이터’를 적용, 의미있는 키워드끼리 연결되면서 다양한 정보를 이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곧 참여가자 돼 정보를 더해가며 이를 확장해나갈수 있어 향후 가치도 크다는 게 승가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승가연구소는 비구니 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들을 세계 각국 언어로도 제공하고 인공지능을 활용,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비구니스님에 관한 신문기사 디지털화 작업도 진행, 추후 인물사전 아카이브와 연동시켜 확장시켜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이날 발표회에서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은 디지털 불사에 혼신을 다한 이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광용 스님은 “많은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비구니 디지털 인물사전은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윗대 어른스님들의 수행과 포교에 대한 수승함과 업적을 확인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비구니 승가에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후배들을 키워내는데 큰 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계종 법계위원장 법산 스님은 “한국불교 역사에 새로운 장을 비구니스님들이 열었다”며 치하했다. 법산 스님은 “그동안 비구스님들에 비해 비구니스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지만, 이번 사업이 이뤄지면서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만 하면 한국 비구니스님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고 “한국 역대 훌륭한 비구니스님들의 삶과 수행, 포교와 불사 등을 촘촘하게 데이터화한 이번 아카이브는 장차 디지털 불사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대 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은 비구니스님 자료집 제작을 시작한 20여년 전을 회고했다. 본각 스님은 “개인의 힘으로 무모하게 시작한 불사가 비구니스님들의 관심과 봉사자들 덕분에 이렇게 모양을 갖추게 됐다”면서 “ 이시대 한국비구니계의 자취를 후손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저장소가 될 아카이브를 앞으로 더 멋지게 펼쳐나가는 것은 후배스님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20여 년 전 기초 자금을 지원해준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편찬보고회에서 전국비구니회는 아카이브 사업에 기여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김현 교수에게 공로패를 연구원 이병두, 김은희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편찬보고회에 이어 디지털 작업을 통해 발굴한 비구니스님들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개된 뮤지컬은 봉려관 스님, 성해 스님, 상근 스님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창작물이다.
비구니 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 바로가기▶https://dh.aks.ac.kr/~biguni/wiki/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