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제21차 UN베삭데이 주제별 토론 세션에서 조계종 해외특별교구장 정범 스님이 발표하고 있다.
불기 2570(2026)년 제21차 UN베삭데이(United Nations Day of Vesak) 3일차 일정이 5월 27일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 염화만(拈花灣) 컨퍼런스센터와 영산범궁(靈山梵宮)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염화만 컨퍼런스센터 평화홀 및 상허홀에서는 세계 각국 불교지도자와 학자, 수행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별 그룹 토론 세션이 열렸다.
이번 세션은 △불교의 지혜를 활용한 인간의 행복 증진 △불교가 공동 번영에 기여한 바 △녹색 생태 및 지구 보호를 위한 불교의 실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있어 불교의 지혜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세션2에서는 ‘불교가 공동 번영에 기여한 바’를 주제로 조계종 해외특별교구장 직무대행 정범 스님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정범 스님은 “오늘날 인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극심한 양극화와 기후위기, 생태계 파괴, 정신적 고립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과거 경제적 성장 중심의 번영 개념을 넘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정한 공동 번영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의 연기(緣起) 사상과 화엄의 인드라망 세계관을 언급하며 “모든 존재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남의 번영이 곧 나의 번영으로 이어지는 상호의존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정범 스님이 발표하고 있다.
또한 동체대비(同體大悲)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 포용과 공동체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교의 자비와 상생의 가르침은 현대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실천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정범 스님은 한국 불교의 대표적 대사회활동 사례로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 국제선명상대회, 연등회 및 국제 불교문화교류 등을 소개하며 “한국 불교는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생명과 평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세계적 연대와 문화 외교의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공동 번영은 모든 생명이 함께 호흡하는 인드라망의 세계 속에서 완성된다”며 “한국 불교는 앞으로도 인류와 자연이 함께 상생하는 미래를 위한 지혜로운 길잡이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대리 월도 스님(천태종 총무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어 세션3에서는 ‘녹색 생태 및 지구 보호를 위한 불교의 실천’을 주제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대리 월도 스님(천태종 총무부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월도 스님은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생태 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어 있다는 오랜 착각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진단하며, 불교의 연기(緣起)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지켜야 할 국토는 어느 한 나라의 땅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 전체”라며 “국토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지구를 사랑하는 것이며, 지구를 지킨다는 것은 모든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소비를 줄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일상적 선택들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 문제는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탐욕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며 “수행을 통한 내면의 변화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진정한 토대”라고 말했다.
오전 세션을 마친 각국 대표단은 호텔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영산범궁으로 이동해 폐막식 일정에 참석했다.
영산범궁 묘음홀에서 진행된 폐막식에서는 ICDV 부회장 담마라타나 스님이 제21차 UN베삭데이 주요 논의 성과를 발표했으며, 이어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이자 상해시 불교협회 회장인 조성 스님이 ‘제21차 UN 베삭데이 우시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 등을 주요 가치로 제시하며, 불교의 자비와 중도, 화합과 평등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세계 각국 불자들과 국제사회가 국제법과 다자 협력을 존중하며 공정하고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세계 건설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