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디에고 신부 등 천안 태학사 방문
바티칸 교황청 경축 메시지 전달
법연 스님 “표현 달라도 공존 지향”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천주교 사제들이 사찰을 찾아 교황청의 봉축 메시지를 전달하고 종교 간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나눴다.
천안 태학사(주지 법연 스님)는 5월 19일 천주교대전교구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소속 방문단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는 강디에고 신부(대전·세종 종교인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성체선교 글라라 수녀회 소속 박영숙 데레사 수녀와 마이라 수녀, 이탈리아 선교잡지 콘솔라따의 마르코 벨라 편집장을 비롯한 천주교 신자들과 불자들이 함께했다. 통역은 일양 스님(천안 극락정사 주지)이 맡았다.
이번 방문은 바티칸이 202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 세계 불자들에게 보낸 경축 메시지를 전달하고, 1964년 보물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 천안 삼태리마애여래입상을 친견하며 한국 불교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디에고 신부는 바티칸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해마다 불자들에게 경축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올해 메시지에는 “불자와 가톨릭 신자들이 각자의 가르침을 따라 함께 세상에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마음의 변화와 가족, 사회, 세상의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메시지를 전달받은 법연 스님은 “교황청에서 대한민국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특별 메시지를 전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2023년 로마 교황청 주관 불교·천주교 대화에 한국 대표로 참여했던 인연이 있는데, 이번 메시지도 태학사를 찾는 신도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날 차담에서는 종교 간 관계와 한국 불교, 청소년 포교, 종교의 사회적 역할 등을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이후 방문단은 태학사 뒤편에 자리한 삼태리마애여래입상을 찾아 참배한 뒤 역사와 조성 배경, 신앙적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한국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마르코 벨라 편집장은 “천 년 넘게 이어져 온 역사적 흔적을 직접 마주하는 느낌이 특이했다”며 “가톨릭 신자와 스님, 불자들이 함께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 마이라 수녀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찰을 방문해 종교 간 만남을 경험했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친구처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소중했고, 교황도 이런 만남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법연 스님은 “불교의 자비와 기독교의 사랑은 표현은 달라도 결국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지향한다”며 “교리는 다를 수 있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향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자들에게 포교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웃 종교와 소통하는 문제 역시 이 시대 수행자에게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통역을 맡은 일양 스님은 “요즘은 수행 자체보다 쉬고 회복하기 위해 사찰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쉬며 한국 불교문화를 체험하려는 관심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연 스님은 충남종교인평화회의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충남종교평화음악제 등 지역 사회의 종교 화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 현대불교 2026.05.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