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동화엄초조 의상 스님의 탄신 1400주년을 맞아 스님의 가르침과 화엄사상의 정수가 담긴 ‘법성게’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혜공 스님)와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우석 스님)는 5월 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해동화엄초조 의상 스님 탄신 14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화엄의 빛 법성게 천년을 넘어 법성의 소리로 살아나다’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는 의상 스님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해 스님의 대표작인 ‘일승법계도’와 그에 담긴 ‘법성게’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연구 논문들과 일본불교 내 의상 스님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논문들이 발표됐다.
또한 ‘법성게’에 담긴 전통 음률을 중세 일본 쇼묘지 소장 고사본 악보를 바탕으로 복원하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AI음원 퍼포먼스와 독송 시연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박보람 충북대 교수는 ‘의상 화엄의 고갱이, 법성게의 이해’를 통해 ‘법성게’의 구성을 분석하고 어떤 가르침을 현대의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지를 살폈다.
박 교수는 “발심하는 연(緣)에 비로소 법계의 두두물물이 온전히 갖추어지는 여래출현의 세계가 바로 ‘나’라는 것이 스님의 일승법계의 뜻”이라며 “의상 스님 탄신 1400주년을 스님과 함께 부처님과 함께 오롯이 기념하는 방법은 단지 지금, 이 자리에서 찰나찰나 부처로 살겠다고 발심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노로세이 일본 류코쿠대 교수는 ‘일본불교와 의상 대사: 묘에 스님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의상 스님을 가장 존경했던 가마쿠라 시대 고승 묘에 스님을 살피고,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지를 조명했다.
노로세이 교수는 “묘에 스님에게 의상 스님의 교학은 자신의 사상을 보강하는 가르침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화엄일승법계도’는 대부분의 저작에서 인용됐을 뿐만 아니라 의례 과정에서도 그 게송을 외우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세속적인 행위가 실은 불법 세계로 들어서는 들머리가 된다’는 의상의 가르침은 필시 묘에 자신의 인생을 지탱해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사토 아츠시 일본 토요대 교수의 ‘일본 쇼묘지 소장 일승법계도; 제사본에 대해’ △윤소희 동국대 교수가 ‘한일 불교의례와 의상대사 법성게 율조의 관계’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가 ‘일본 쇼묘지 소장 법성게 선율복원에 관한 시론- 하카세 악보분석을 중심’ 등이 발표됐다.

앞선 개회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문화부장 혜공 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의상 스님의 ‘법성게’는 화엄적 세계관을 간결하고도 심오하게 설하며, 중생들이 스스로의 본래 마음을 자각하고, 번뇌와 분별을 여의어 적멸의 평화로 나아가도록 인도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울려 퍼지는 '법성게'의 소리가 천 년을 넘어 우리 마음 속 깊이 스며들고, 자성과 공존의 지혜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화엄사 주지 우석 스님은 개회사에서 “의상 스님의 화엄학은 신라를 넘어 동아시아 불교문화교류에 있어 크게 유행했으며, 그 중심에는 ‘법성게’가 있었다”면서 “화엄십찰의 명맥을 계승하고 있는 화엄사는 의상 스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현재와 미래에 이어나가는 사명을 다시 한 번 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 현대불교 2025.05.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