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은 문화기획자, 종교인, 화가, 건축가, 쉐프, 직업군인 등 7명의 조정위원을 신규 위촉했다고 22일 밝혔다.
광주고법은 지역사회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청년층을 조정위원으로 위촉하면서 이들에게 '청년조정위원'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줬다.
민사·가사 조정 관련 법령에 청년조정위원이라는 지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층에 활동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를 담아 별칭을 붙였다.
평균 연령 46.4세인 이들의 합류로 광주고법 전체 조정위원(기존 33명, 신규 7명)의 평균 연령은 60. 6세에서 58. 1세로 소폭 낮아졌다.
이들 7명의 청년조정위원은 이날 광주고법 중회의실에서 임기 2년의 위촉장을 받았다.
재위촉 주기(2년)에 따라 심사를 거쳐 최대 75세까지 광주고법에서 조정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신규 조정위원 7명은 김꽃비(34)씨, 박은숙(37)씨, 김연수(46)씨, 이준(48)씨, 이승대(51)씨, 심명희(54)씨, 배석일(영일스님,55)씨다.
김꽃비씨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이고, 박은숙씨는 광주에 주둔하는 육군 모 사단 법무참모다.
김연수씨는 쉐프 겸 외식업 경영인이며, 이준씨는 건축사다. 이승대씨는 광주에서 활동 중인 화가이고, 심명희씨는 천주교광주대교구 교구법원에서 근무하는 수녀다.
백석일(영일스님)씨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사이자 정광고등학교 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스님이다.
▲ 광주고법 광주고등법원 청사.
ⓒ 안현주
광주고법은 이들 조정위원 중 전문직업군에 속한 이들은 해당 전문성을 발휘해 사건의 원만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임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또한 종교인 출신 조정위원들에게는 '감정싸움' 양상으로 흐르는 사건에 배정해, 소송이라는 '지옥'에 빠져 사는 이들에게 작게 나마 숨 쉴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차기현 광주고법 조정담당판사는 "고등법원으로 오는 민사·가사 항소심 사건은 소가(분쟁의 대상이 된 사안의 경제적 가치 등을 금전으로 평가한 것)가 크고, 분쟁성이 높아 타협이나 화해가 쉽게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 판사는 "그럼에도 이번에 다양한 직업군의 조정위원을 보충한 것은 그들의 전문성과 종교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감정이 격화되어 있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는 기회를 확대해, 법관들이 진행하는 소송절차에서 미처 채워주지 못한 '절차적 만족감'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