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에 묻혀 있는 한국 비구니 스님들의 자료를 발굴 및 정리해 문화 콘텐츠로 새로 창출해내고 있는 전국비구니회 산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가 1700년 비구니 역사를 한 권으로 엮었다. <역사 속 한국비구니>는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40여 종이 넘는 고문헌을 바탕으로 우리 나라 역사 속에 기록된 비구니 스님에 대한 모든 서술을 담은 책이다.
전국비구니회는 12월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역사 속 한국비구니> 출판 기념회를 열고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 5년 만의 결실을 세상 밖으로 내놨다. 발간 사업을 맡아온 한국비구니연구소장 수경스님은 “우리나라 비구니 승가처럼 전통과 역사가 잘 유지되고 조직력이 제대로 갖춰진 경우를 찾기 어렵다”며 “1700년이라는 비구니 승가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조명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은 ’기록의 힘‘을 언급하며 축하 인사를 남겼다. 광용스님은 “디지털 시대다 뭐다 해서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대이지만 종이로 만든 이 책은 손에 늘 가까이 두고 연구하며 많은 스님들의 행적을 볼 수 있는 기본 자료가 돼 줄 것 같다”며 “지극한 마음으로 고생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한국 비구니 승가는 많은 공헌을 해 왔지만 긴 역사에 비해 알려진 것이 부족했던 면이 있다”며 “고려시대 비구니 스님들은 훈민정음 불경 언해 작업에 동참하기도 하고 20세기 초중엽에는 국채 보상운동과 독립 운동에도 참여하고 폐허 속 방치돼 있던 사찰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발간을 계기로 많은 이들이 비구니 역사를 다시 접하고 한국 불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고생한 후학들에 대한 격려의 말도 이어졌다. 전국비구니회 수석부의장 일법스님은 “후배 스님들 활동을 보면 진실로 감사하고 벅찬 마음이 든다”며 “책 부록에 담겨있는 큐알 코드를 보면 인터넷 검색이 어려운 분들도 사진만 찍을 수 있으면 누구나 쉽게 비구니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고 했다. 일법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을 하나하나 디지털 자료화해 인물 사전을 만들고 비구니 스님들의 독립 운동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드는 등 연구소가 시대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분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 발간 사업 초석을 놓은 제12대 회장 본각스님은 13대 회장 광용스님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의 뜻을 밝히며 발간 사업에 대한 후일담을 풀기도 했다. <역사 속 한국비구니> 시초가 된 때는 본각스님이 중앙승가대교수로 재직하던 1990년대 후반. 당시 본각스님 주도로 97학번인 비구니 학인 스님들은 전국을 찾아 다니며 비구니 스님들 이야기를 직접 듣고 기록해 자료를 모았다. 신문 기사에 나온 것은 때마다 종이로 스크랩을 해 보관하기도 했다. 이 종이 보따리가 지금의 <역사 속 한국비구니> 모태다.
비구니회장 시절 어떻게든 책 발간은 마무리 짓고 싶었다던 본각스님은 “13대 회장 광용스님에게 사업을 넘기게 되어 죄송스러우면서도 90년대 시작한 긴 세월이 오늘로 비로소 마무리가 되는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며 “허물이 있으면 제게 돌려 주시고 앞으로 비구니 승가가 조계종단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격려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비구니회는 책 발간에 기여한 공로로 12대 회장 본각스님, 연구소장 수경스님, 책임연구원 전영숙(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등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역사 속 한국비구니>는 40여 종이 넘는 고문헌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역사 속에 기록된 비구니 스님에 대한 모든 자료를 하나하나 서술한 책이다. 집필은 전영숙 연구원이, 감수는 본각스님, 수경스님, 원광스님, 최병헌, 김광식, 조은수, 하춘생 등이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