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한 가족, 한 생명.’ 국경과 종교 너머 지구촌 곳곳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는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성우스님)가 올해는 미얀마와 캄보디아로 향했다. 12월12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여정에는 새 학교와 정수시설 건립 준공식이 진행됐다. 특별한 만남의 시간도 있었다. 후원자들이 이번 시찰에 동행해 현지 학생, 선생님, 활동가들을 만나 눈빛과 몸짓의 언어로 교감을 나눴다. 새 학교와 학용품, 맑은 물을 선물해준 한국 불자들에게 학생들은 “안녕하세요” “사랑해” “씨유 어게인”이라고 인사했다.

“한국 불자들의 응원에 감사합니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공부를 계속한다면 앞으로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겠습니다.”
지난 12월12일 군부 쿠데타에 맞서 민주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미얀마 양곤주. 맑은 눈망울로 한국 불자들을 맞이했던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 5학년 재지윤(Kyal sin yoon) 학생이 의젓한 말씨로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먼 나라 이웃이 신기한 듯 옹기종기 모여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지구촌공생회가 이번 시찰 첫 여정을 미얀마로 정했다. 미얀마는 2021년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인해 시민들이 3년째 투쟁중인 곳이다. 양곤주를 제외한 국토의 3분의 2가 분쟁 중으로, 해외기업들의 잇따른 투자철회로 인한 전력난, 물류 인프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사장 성우스님을 단장으로 한 시찰단은 미얀마 학생들을 격려하고 생활시설 전반을 점검하고자 방문했다. 지난 2022년 이사장 취임 후 인재불사에 몰두하기 위해 준공식을 제외한 기공식 등 행사를 줄이면서 재정 전반을 재정비했던 성우스님은 “한국처럼 미얀마에도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분쟁으로 인해 고향과 연락이 끊긴 현지 직원들과 양곤지역 학생들을 살피고자 미얀마행을 계획했다. 방문하지 못하는 분쟁지역에는 지원품을 운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례에는 이례적으로 후원자 8명도 함께했다. 부산, 대구, 김해, 군산, 익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은 후원 10년차를 훌쩍 넘겼다. 그런 만큼 지구촌 오지에 화장실, 도서관, 초등학교를 건립해왔다. 그런 지인의 모습을 보고 동참하기로 결심한 신입 후원자 이영심 씨는 12월16일 캄보디아에서 본명을 딴 ‘영심초등학교’ 준공식도 갖는다.



시찰단은 먼저 양곤주 밍글라돈 타운쉽에 위치한 싼마디따 사원 화석죽학교로 향했다. 원래는 사원이었지만, 법당 한 편을 학생들의 교육공간으로 내어주고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구촌공생회가 2009년 학교 건립을 지원했다. 현재 유치원생부터 초등, 중등생 총 457명이 지내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입구에서부터 양쪽 대열을 맞추고 서서 시찰단을 환영했다. 이사장 성우스님과 후원자들은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한 뒤 지원금과 학용품 전달했다. 학생들은 두 손을 모아 싼마디따 사원의 ‘공양게’를 합송하고서 학용품을 받아들었다.
5학년 유케이카이(yu kay khaing) 학생은 손가락으로 ‘코리안 하트’를 스스럼없이 날렸다. “이런 선물 받아본 적 없는데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라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현재에 감사하다”고 했다. 후원자들에게는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라고 인사했다.
해이마이(haemaryi) 화석죽학교 교장은 “이곳에서 공부하지 못하면 아이들이 일터로 나갔을 지도 모른다”라며 “아이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평화를 위해 오체투지, 기도회를 봉행하고 있다는 한국 불자들의 소식을 들려주자 “너무 감사하고 우리도 한국 불자들이 건강하길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




같은 날 시찰단은 지구촌공생회가 설립한 학교인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도 방문했다. 지난해 아이들을 위한 정수시설을 완공했던 곳이다.
이사장 성우스님은 정수시설을 살펴본 뒤 지원금을 전달하고 “인재불사는 아이들이 부처님 자비사상을 배워서 미안먀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중생구제를 할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국가적으로 어려운 와중에도 위생적 환경 속에서 학업에 열중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우따마(U Oaktama) 화엄초 교장은 “쿠데타로 인해 국내 후원자들이 없어진 와중 해외 후원자들 덕분에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매년 학교를 와줬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시찰단은 화엄초 법당에서 미얀마 평화를 위한 짧은 기도를 마친 뒤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은 시찰단 버스 앞에 서서 “안녕하세요” “사랑해” “씨유 어게인”이라고 배웅했다.
이날 미얀마 일정을 마무리한 후원자들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마음이 아팠다”고 소감을 전했다. 처음으로 교육재건 현장을 방문한 강원식 씨는 “민주화 시위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곳이라 더 마음에 남았다”라며 “미얀마 민주화가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미얀마 학생들도 평화를 염원했다. 5학년 재지윤(Kyal sin yoon) 학생은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당장 없다는 걸 안다”라며 “하지만 공부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할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7학년 이민카이(Aye min khaing) 학생은 한국 불자들을 향해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와서 마음껏 뛰놀고싶다. 한국에서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준 사람들도 모두 함께”라고 전했다.
지구촌공생회 미얀마지부 현지 활동가 뇌우킨 씨는 미얀마에 한국 계엄령 사태가 새벽까지 보도됐다는 사실을 전한 뒤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분쟁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족,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지 4개월이 지났다고 한다.
“미얀마 시민들과 한국 소식을 듣고서 걱정했지만,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나라기에 잘 이겨낼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우리 미얀마도 많이 관심갖고 응원해주길 바랍니다.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이겨낼 것입니다.”
한편 지구촌공생회는 다음 여정지 캄보디아에서 오지 마을에 들어설 새로운 학교 준공식을 갖는다. 또한 네 곳의 초등학교에 설치한 정수시설 준공식도 봉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