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식이면서 자연식인 사찰음식 문화를 대중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인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올해는 10월4일부터 5일까지 사찰 전통 음식문화를 통해 건강을 챙기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발효’를 주제로 한 사찰음식 전시는 물론 사찰음식을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강좌도 있다. 축제가 진행되는 봉녕사를 4일 찾았다.
◆사찰음식은 ‘오래된 미래’...사찰음식 경연대회


이틀간 이어지는 사찰음식의 대향현은 경연대회로 시작을 알렸다. ‘사찰의 자연발효음식’이라는 이번 대회의 주제에 따라 참가자 10팀은 다채로운 발효 음식을 선보였다. 봉녕사 경내 육화당에는 참가팀이 출품한 정갈한 사찰음식이 차려졌다.
‘전통음식 지킴이’라는 3인 팀으로 음식과 차가 만나는 풍성한 가을맞이 음식을 출품한 김은경 씨는 “영양뿐만 아니라 먹는 이들에게 약이 될 수 있도록 발원하며 음식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 선보인 유자쌍화차의 경우, 찌고 건조하는 작업을 3개월 반복할 정도로 정성이 담겨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찰발효음식을 선보인 혜성스님은 사찰음식이야말로 한국불교가 간직한 ‘오래된 미래’라고 평가했다. 기휘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자연재료를 활용한 사찰음식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이다. 스님은 “정서적 허기로 인해 음식을 과도하게 먹는 이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며 “사찰음식에 담겨있는 부처님 가르침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면 건강할 삶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을 비롯해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등 7명의 스님들은 경연 참가자들의 사찰 음식에 대해 재료와 맛은 물론 마음, 태도, 정성 등을 꼼꼼하게 살피며 평가했다.
주지 진상스님은 법답게 공양하는 것이 가장 ‘신사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던 묘엄스님의 가르침을 소개하면서 부처님 법이 음식을 통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참가팀 시상식은 5일 진행되며,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과 지견스님·혜성스님의 사찰음식 전시 또한 이날까지 이어진다.
◆사찰음식 ‘퍼포먼스’로 사부대중에 즐거움 선사
사찰음식을 매개로한 퍼포먼스도 열렸다. 경내 대적광전 앞에서는 500인분의 비빔밥을 섞어 대중들에게 나누는 행사가 열렸다. 취나물·고사리·도라지·무생채·호박나물이 알록달록 색감을 자랑했다. 봉녕사 스님들과 이재준 수원시장은 큰 주걱으로 비빔밥을 버무렸다. 솥에서 재료들이 뒤섞이자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퍼져나왔다.
이날 만들어진 비빔밥에는 ‘정성’이 듬뿍 담겨있어 눈길을 끌었다. 여성신도들의 신행회인 ‘마야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정희숙 씨는 평소에도 공양을 만드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봉녕사에는 승가대학이 있는 만큼 학인 스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승보’를 찬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차(茶)를 주제로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경내 야외무대에서는 두차례 차명상이 열렸다. 봉녕사 율주 적연스님의 안내로 참가자들은 차의 색·향·맛을 충분히 음미하며, 마음평화를 찾았다. 또한 직위, 나이, 성별 등 요소들을 배제한 채 찻잔을 사이에 두고 평등하게 소통한다는 취지의 ‘무아차회’도 열렸다.
◆탁발순례는 수행정신 되새기게 해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져 온 ‘탁발’ 전통을 재현하는 행사는 수행의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자리였다. ‘스님들의 탁발순례’라는 이름으로, 봉녕사 스님들이 발우를 들고 일렬로 도열해 봉녕사 경내를 천천히 돌면 신도들이 공양물을 발우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탁발은 평등, 하시, 자비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수행이다. 봉녕사에 따르면,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 스님들은 부귀한 자나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만인의 복전이 되기 위한 평등의 탁발을 실천했다. 또 왕국에 왕자셨던 부처님은 부귀영화를 내려놓고 ‘걸사’를 자청했기에 탁발은 하심이다. 탁발을 하면서 신도들과 교감하고, 이들에게 진리의 길을 안내하기에 탁발은 자비이기도 하다.
이날 경내 우화궁 부처님 진신사리 금탑에서 출발한 스님들이 은행나무길, 법당 어간 길을 거치는 동안 신도들은 지극하게 합장한 뒤 공양금과 공양물을 발우에 넣었다.
이날 모인 정성담긴 공양물은 봉녕사 어린이 법회시에 나눠지며 공양금은 불우이웃 돕기 기금을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에는 토요일인 10월5일, 더욱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차명상, 사찰음식실습강좌, 탁발순례, 사찰음식 경연대회 시상식 등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