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보물로 지정된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의 관리 주체가 파주 용암사로 위탁됐다. 국유문화유산에 대한 상시적이고 효과적인 점검이 가능해지면서 보존·관리 체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파주 용암사(주지 혜공 스님)와 파주시(시장 김경일)는 9월 5일 파주시청 접견실에서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의 원활한 유지관리를 위한 관리단체 위탁 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용암사 주지 혜공 스님(조계종 문화부장)과 김경일 파주시장, 공승관 조계종 문화차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마애이불입상의 관리 주체는 기존 파주시에서 용암사로 이관됐다. 용암사는 마애이불입상의 원형보전과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상시 보호 및 안전관리를 담당한다.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높이 약 17.4m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석불 중 하나다. 천연 암벽을 활용해 선각하고, 그 위에 불두(佛頭)를 별도로 얹어 조성한 거대 불교 조각이다. 1963년 국가지정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지정 이후 파주시가 관리단체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용암사는 고려 때 창건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불자들의 노력으로 크게 중창해 경기 북부의 대표적 전통사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용암사는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보물 지정 이전부터 해당 성보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며 전통사찰의 책임을 다해왔다.
이번 관리단체 위탁 협약은 그간 성보이자 문화유산으로서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을 꾸준히 돌보고 지켜온 용암사의 책임과 역할을 인정받고, 행정적 관리 주체로 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강토를 굽어보며 자애로운 미소로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지킨 파주의 자랑”이라며 “용암사가 우리 소중한 문화유산을 정성 다해 돌보고 책임진다고 하니 마음이 든든하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또 “파주시는 더 많은 국민이 국가유산을 보존하고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오늘 협약이 그 노력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용암사 주지 혜공 스님은 위탁 협약이 또 다른 의미의 ‘환지본처(還至本處)’라고 평가했다. 혜공 스님은 “‘환지본처’는 도난당한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뜻은 물론 성보에 대한 권한과 무형의 자산이 본래 자리를 되찾는다는 의미도 포함됐다”며 “협약을 통해 용암사는 관리 주체로써 국가지정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전통사찰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국내 문화유산의 관리 권한은 대부분 지자체에 있다. 지자체에서 사찰로 관리 주체를 위탁하는 경우는 1970년대 이후 오랜만이다. 국가유산청의 승인을 받아 수십 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협약은 파주시장의 의지와 협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고 감사를 전한 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많은 사찰이 진정한 관리 권한을 갖는 주체로 환지본처가 이뤄지길 바라고, 조계종 문화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용암사와 파주시 협약을 성보문화유산의 효율적 보호·관리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의 선례로 삼아, 향후 성보에 인전합 사찰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관리단체 협약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혜공 스님은 “이 협약이 기초지자체와 사찰이 개별적으로 보호해온 성보문화유산을 보다 발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민관협치의 선도적 모델이 될 것”이라며 “종단은 앞으로도 불교 성보의 종교적 상징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오롯이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