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화는 단지 그림이 아니라, 저에겐 수행의 방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불화를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이라 부릅니다.”
대구 수성구 묘광사 주지 현우 스님이 법보신문을 교도소, 군 법당, 대학 병원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20년 넘게 불화 수행을 이어오고 있는 현우 스님은 불화 그리기를 시작하기 전 항상 기도로 마음을 다스린다. 작업에 들어가면 다라니나 진언을 끊임없이 염송하거나 정근하며 붓을 든다. 그 과정에서 마음은 점차 고요해지고, 집중은 삼매의 경지로 향한다.
“붓을 들기 전에는 기도로 마음을 가다듬고, 그리는 동안에는 정근하거나 진언을 염송합니다. 색을 칠할 때는 정근 대신 삼매에 드는 듯 몰입하지요. 그 시간이 곧 수행입니다.”
현우 스님에게 있어 불화를 잘 그리는 것보다 ‘수행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행자의 마음으로 그리는 불화는 곧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동안 스님이 그린 불화는 100여 점이 넘는다. 큰법당 후불탱화부터 신중탱화까지, 인연 따라 그려낸 작품들이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해에는 다섯 점을 한 해에 조성한 적도 있었다.
“불화는 육체적인 한계와도 싸워야 하는 작업입니다.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젊었을 땐 밤샘 작업도 많았습니다. 이상하게도 불화를 그리면 밤샘을 해도 다음 날 피곤하지 않았어요.”
스트레스조차 사라졌다는 스님의 말처럼, 불화는 그 자체로 심리적 치유의 힘을 지닌 수행이었다.
스님은 불화를 통해 색채의 힘을 깊이 체험했다. 마음이 산란할 때와 평온할 때, 같은 색조차 전혀 다르게 보였던 경험은 스님을 색채심리학의 세계로 이끌었다. 스님은 이후 색채심리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 길을 수행과 접목해 나가고 있다.
“같은 붉은색이라도 마음이 어지러우면 탁하게 보이고, 평정하면 맑고 깊게 보입니다. 색으로 마음을 드러낼 수도, 조절할 수도 있어요.”
스님은 그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이들을 보며, 그림이 하나의 치유법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불보살님의 상호도, 색감도 제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마음이 고요할수록 그림도 깊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매 순간 불화를 수행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스님에게 불화는 수행이자 치유, 자비를 실천하는 방편이다. 묘광사의 법당 한켠, 오늘도 스님의 붓끝에서 또 하나의 수행이 피어나고 있다.
( 법보신문 2025.04.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