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3월18일 서울 동국대에서 제1회 간화선 수료생 모임이 열렸다. 동국대 불교학부 석좌교수 수불스님(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수료생들이 법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https://cdn.ibulgyo.com/news/photo/202503/423769_443063_4220.gif)

“예전이라면 신경 쓸 사람들의 말들이 탱탱볼처럼 귀를 튕겨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어요. 흔들리는 순간도 있지만, 전보다 빠르게 담담해져요. 신경끄기 기술을 터득한 것 같아요.”
7일간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마친 참가자들이 수료 62일 만에 첫 공식 모임을 가졌다. 소심했던 사람이 리더가 되고, 불안에 시달리던 이가 담담해지며, 어떤 상황이 와도 이겨낼 힘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일상에서 깨우쳐온 시간이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스님)는 3월18일 서울 동국대학교 법학만해관 좌선실에서 ‘제1회 간화선 집중수행 수료생 법회’를 개최했다.
이번 법회는 지난 1월 진행된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 수료생들이 모여, 간화선 체험 이후 삶의 변화를 공유하고 수행의 길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법회에 참석한 수료생 22명은 7일간 숙식하며 동국대 불교학부 석좌교수 수불스님(불교신문사 사장·안국선원장) 지도하에 오로지 간화선 수행에만 집중했고, 저마다 깨우침을 얻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법상에 오른 수불스님은 62일 만에 만난 수료생들을 환영하며, 공부 후에는 삶의 질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시간이 두 달여 흘렀는데, 마음을 비우고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기 업을 다스리면서 마음을 잘 써야지만 그 깨달음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되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이익이 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수불스님은 공부 후 지혜로운 눈이 떠져 세상을 넓고 깊게 볼 수 있게 되지만, 그럴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어디에도 걸림 없이 마음대로 잘 살 수 있는 힘을 얻었기에, 시끄러운 데 가서도 능히 잘 이겨낼 수 있고, 그 가운데 인연 있는 사람도 제도할 수 있다”며 “마음을 잘 살피고 자기 하는 일 열심히 하면서 잘 살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공부한 힘으로 얻게 되는 인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공부하면 인과를 깊이 믿게 되고, 원인을 잘 지으면 결과가 좋아진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스님은 “수행하면 사람이 커져야 하는데, 내 마음은 넓어지고 깊어졌는지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고 살아가라”고 했다.

이날 법회에서 수료생들은 ‘수행 그 후’ 일상을 지내며 떠오른 궁금증을 질문했다. 한 참가자가 무대 공포증이 있는 딸에게 수행을 권할 방법을 묻자, 수불스님은 “수행을 권하는 것은 좋지만, 엄마가 점점 더 변화된 모습을 보고 스스로 발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속세에 살다보니 망상이 다시 올라온다고 털어놨다. 수불스님은 “망상과 함께 가야 한다”며 “망상을 이전보다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회복하는 힘이 생겼으니 계속 정진하라. 망상을 이기려 하기 보다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다보면 ‘꼭지’가 떨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료생들은 법회 전후 저마다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수료생들은 법회 전후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 변화를 이야기했다. ‘까짓거 해보지 뭐' 마인드를 장착했다는 참가자 진영하(53)씨는 “원래 소심하고 겁이 많았지만 수행 후에는 과대표를 맡게 됐다”며 “간화선이 다소 의기소침했던 성격 변화에 도움 된 것 같다. 까짓거 해보자고 용기가 났다”고 웃으며 말했다.
30대 참가자 최서홍(39)씨는 오랜 시간 불안할 때마다 명상했지만, 반복되는 사이클이 지쳐 근본을 해결하고자 간화선 프로그램을 찾았다. 최 씨는 “망상이 일어나다가 죽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 삶이 가벼워졌다”며 “평소에 망설이던 일들 역시 편하게 시도하게 됐다”고 했다.
수불스님의 법문을 경청하는 수료생들. 이날 수불스님은 도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첫 수료자 모임을 마무리했다.
타인의 ‘탐진치’가 잘 보였다는 한승은(46)씨는 “예전보다 판단을 덜 하게 된 것 같다”며 “이유가 있겠거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복희(51)씨도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 여유롭게 대처하며 지켜보는 힘, 물러서지 않는 힘이 생긴 느낌”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수불스님은 도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첫 수료생 모임을 마무리했다.
“부처님 시대에도 제자들이 모여 법문을 듣고 서로 점검했습니다. 좋은 도반을 많이 갖는 것은 축복이고,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연을 가까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행으로 힘을 얻은 사람들이 자기에게도, 남에게도 이익되도록 인연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동국대 종학연구소는 간화선 수행법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 프로그램은 오는 6월 예정돼 있다.
한편 안국선원에서 진행해온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은 출가자 중심이었던 간화선을 일반인에게 개방한 획기적인 시도로 정평이 나있다. 1989년 시작해 국내외 300회 이상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명상가 차드 멩 탄을 비롯해 지금까지 6만여 명이 참가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는 간화선 수행법의 학문적 연구와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 참가 및 자세한 사항은 이메일(jonghak@dongguk.edu)로 문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