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전법단 출범식이 끝난후 동참대중이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수화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표시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이 되지 못한 우리는 모두 장애인입니다.”

장애인포교의 원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조계종 장애인전법단이 첫 걸음을 내딛는 자리에서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장애ㆍ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동체일심(同體一心)으로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조계종 포교원은 오늘(5월22일) 오후3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사부대중 3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장애인전법단 출범식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눈높이를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맞춰 진행된 오늘 출범식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전법지원단 방귀희 솟대문학발행인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웅전에 맹인 안내견(犬)이 들어오고, 진행 상황이 엄재면 조계사원심회장 등 두 명의 자원봉사자를 통해 수화로 통역되었으며, 포교원장 스님은 장애인지원단원들을 일일이 찾아 위촉장을 수여했다.

포교원 포교국장 남전스님의 사회와 조계사 법회국장 법공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된 오늘 출범식은 삼귀의와 반야심경으로 시작됐다.

장애인전법단장 지거스님(서울영등포장애인복지관장)은 출범사를 통해 “장애인전법단이 출범하게 된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불자적 사명이라 아니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함께하는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거스님은 “법을 찾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보듬어주며 자비와 지혜의 불교적 가치가 이 땅위에 실현되도록 정진할 것”이라면서 “장애인 신행단체인 원심회, 보리수아래, 아나율회, 대광맹인불자회, 혜광맹인불자회 등과 네트워크적 협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리수 아래 회원인 이경남 시인의 축시가 낭독돼 박수를 받았다. 이경남 시인은 ‘씨앗 하나’라는 제목의 축시에서 “거칠고 메마른 땅위에 불편하고 떨리는 손 모아 보리심, 까만 씨앗 하나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면서 “두 손 가득 담긴 희망의 그날, 부처님의 미소 가득한 온 누리에 보리의 열매를 맺는 그 날을 위해”라는 내용의 시를 낭독했다.

장애인전법단 총무 해성스님(연화원 대표이사)의 출범경과 및 활동계획 보고에 이어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전법단 지도법사와 지원단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특히 혜총스님은 몸이 불편한 지원단원들의 자리를 일일이 찾아가 직접 위촉장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보통 행사의 경우 단상까지 나와 위촉장을 받는데 비해 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한 결정으로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장애인전법단 출범식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청법가와 입정에 이어 법을 설한 포교원장 혜총스님은 “장애ㆍ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누구나 평등한 마음을 중심으로 공부하는데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신구의(身口意)를 바르게 하여 ‘부처님 자리’에 이르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포교원장 스님은 1980년대 초반 장애인 시설을 위로 방문하여 직접 체험한 사실을 설명하기도 했다.

포교원장 혜총스님의 법문이 끝난 뒤에는 조계사 원심회원 10여명이 축하공연으로 ‘보현행원’을 수화로 노래했다. 이동한 장애인전법지원단원(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포교원장 혜총스님과 포교원의 원력으로 장애인전법단이 출범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종단차원에서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계사 원심회원들이 '보현행원'을 수화로 노래하고 있다.

늘 출범식은 장애인전법단지도법사 도륜스님(영주장애인복지관장)의 선창으로 전도선언을 합송한 후 대웅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끝으로 회향했다.


■ 장애인전법단장 지거스님

초대 조계종장애인전법단장 소임을 맡은 지거스님(서울영등포장애인복지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비와 지혜의 불교적 가치가 이 땅위에 실현되도록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장애인전법단장 지거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초대 장애인전법단장 소임을 맡은 지거스님.
- 장애인전법단장을 맡으신 소감?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다양한 종교를 믿는 분들이 이용하시는 시설이라 관내에 법당이나 법회가 없으며, 저처럼 스님들이 운영하고 계신다 하더라도 기관 내에서 포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사찰이 장애인분들이 편하게 법회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지도 못해 평소에도 매우 안타까웠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고찰들의 경우에 장애인분들이 휠체어를 타고 접근하기에 어려움도 있고,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분들을 위한 부분들도 부족한 점들이 많다.

오늘 장애인 전법단 출범이 이러한 안타까움을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한국불교전법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장애인전법단 운영방안 또는 향후 계획?

“조계종 포교원은 불교 포교역량 강화와 사회 취약분야에 대한 법회지원을 위해 전법단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 이에 발맞추어 장애인전법단이 출범하게된 것은 실로 시대적 요구이자 불자적 사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앞으로 장애인전법단은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함께 하는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법을 찾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보듬어주며 자비와 지혜의 불교적 가치가 이 땅위에 실현되도록 정진할 것이다.

장애인전법단은 장애인 신행단체인 원심회, 보리수아래, 아나율회, 대광맹인불자회, 혜광맹인불자회 등과 네트워크적 협력을 구축할 것이다. 또한 포교현장에서 오래 동안 활동하신 자문법사단을 모시고, 포교현장의 핵심실무자인 전법지원단과 유기적으로 결속하여 적극적인 전법활동을 전개하겠다.”

- 장애인 포교 활성화를 위해 사부대중에게 당부하실 말씀?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라는 ‘동체대비’의 불교사상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증명이다. 또한 이세상의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분별이나 차별 없이 서로존중하며 손을 맞잡아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런 나눔의 정신이 ‘보시공덕’이며 이런 동행의 정신이 ‘자비실천’인 것이다. 이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가르침은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바로 ‘상생의 진리’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정의하신 장애는 불편함을 수행과 기도고행으로서 극복하여 더 큰 깨달음과 행복을 찾으라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마음이 고통스러운 것과 몸이 불편한 것은 다 있는 것이다. 이 모두가 지난 인연과 과거 업보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깨달을 때, 모든 장애는 아침햇살에 물안개 걷히듯 사라질 것이며 아팠던 그 자리에는 어느새 광명이 깃들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진리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장애인전법단이 나아가야 할 이유이다. 아무쪼록 지금 또 다시 불법을 만난 이 귀한 인연과 공덕으로 모든 아픈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호가 두루 하시기를 발원한다. 부디 각계각층의 사부대중들께서 우리 장애인전법단과 장애인 불자님들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기를 바란다.”


■ 장애인전법단 출범까지…

   
오늘 출범식에서는 맹인 안내견이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몸이 불편한 장애우를 배려하는 불교계의 변화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조계종 포교원이 장애인포교 현장에서 정진하고 있는 스님들과 50여 일간의 준비 작업을 거쳐 출범에 이르게 됐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불법(佛法)을 본격적으로 전하기 위한 원력을 펴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포교원은 출범식에 앞서 지난 18일 간담회를 열고 “장애인전법단은 장애인 불자들의 활동과 신행활동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직됐다”면서 “장애인 포교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스님들과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전법단을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애인전법단에는 장애인복지관과 요양원 등 관련 시설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스님들이 대거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영스님(신륵사 주지), 지현스님(청량사 주지), 현각스님(성불원장)을 자문법사로 위촉하는 한편 영등포장애인복지관장 지거스님, 군포장애인복지관장 다래스님, 연화원 대표이사 해성스님, 성북장애인복지관장 현관스님 등 21명의 스님이 ‘우리시대의 아나율’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이밖에도 재가활동가 19명이 전법지원단원으로 맹활약할 예정이다.

장애인전법단의 출범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되어온 장애인포교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하는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포교원은 장애인전법단이 중심이 되어 원심회, 보리수아래, 아나율회, 대광맹인불자회, 혜광맹인불자회 등 장애인 신행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포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강남, 강북, 강서 지역의 주요사찰을 ‘장애인법회 거점사찰’로 지정해 포교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한편 오늘 출범식에서는 장애인전법단장 지거스님과 이동한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은 “올 가을 또는 겨울에 제주도에서 ‘합동성지순례및 수련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약속해 동참 대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 장애인전법단 구성

자문법사 : 세영스님, 지현스님, 현각스님

지도법사 : 금선스님, 다래스님, 도륜스님, 동옥스님, 명궁스님, 묘전스님, 법공스님, 성원스님, 신행스님, 신담스님, 원조스님, 정업스님, 지거스님, 지명스님, 지웅스님, 지한스님, 진화스님, 해성스님, 현관스님, 희유스님.

전법지원단 : 김부봉, 박은아, 방귀희, 변택주, 양만석, 엄재면, 왕영미, 이경림, 이재달, 이동한, 이유신, 이현철, 신용호, 정문영, 조석영, 주민정, 최명숙, 최숙희, 황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