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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는 따뜻한 마음이다 (칼럼)...심산스님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12-06-08 17:24
조회 : 11,321  
 
 
출가해서 어리둥절하던 시절에 은사스님은 군부대로 법문이나 수계식을 많이 다니셨다. 그럴 때마다 늦으면 안 된다고 미리 출발해서 근처에 가서 기다리셨다가 시간에 맞춰 들어가셨다. 교통상의 변수가 많은 곳일수록 더욱 신경을 쓰셨다.

혹여 그 법회에 누가 되지 않으려는 어른 스님의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외부법회 뿐만 아니라 절 안에서의 모든 일에도 예외없이 시간 지키는 것을 엄하게 가르치셨다. 처음에는 너무 민감한 것 아닌가 하고 의아했지만 이제는 내가 그렇게 하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은사 스님은 또한 섬세한 분이시다. 손님이라도 맞을 때에는 그분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세세하게 챙기신다. 여름이면 선풍기나 부채를 준비하고 겨울이면 방석을 아랫목에 뒤집어 깔아 덥혀 놓았다가 손님이 오시면 바로 깔아 따뜻하게 해드렸다. 반찬 하나도 그냥 놓는 법이 없었다. 드시기에 편리한 동선까지 고려해서 어느 것 하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셨다.

당시에는 참 유별나다 싶었다. 그런데 10년 전 대만 불광산사를 처음 갔을 때 일이다. 각 도시의 분원들을 견학을 하기 위해 성운대사가 처음 포교를 시작했던 난양별원에 갔다. 거기에서 한국 스님인 나를 위해 김치를 담가서 내놓았다. 재료나 맛으로 보면 한국 김치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대만 음식에 느끼해하던 터라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포교는 시간을 지키는 책임감과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이

포용과 배려라는 마음을 만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오는 손님에 대한 배려가 이런 의미구나하고 감동하는 순간 은사 스님의 손님에 대한 세심한 마음씀이 생각났다. 그런가 하면 요즘 대세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진정성을 많이 생각한다. 한곡의 노래에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다. 그래서 작은 표정하나 발음하나에도 진실한 감정을 담을 때 공감을 얻는 것이다. 세상사가 그렇다면 법문이나 기도는 더욱 그렇다.

겸손한 마음을 담지 못하는 한 그 어떤 감동도 줄 수 없다. 그래서 찰나의 삶을 진실 자체로 대면해야 한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연륜도 쌓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나에게도 보이지 않는 삶의 기준이 생겼다. 첫째는 시간 지키기다. 법회나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는 물론 행사의 시작시간을 생명처럼 생각한다. 특히 108산사순례의 출발시간은 엄격하다.

왜냐하면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약속을 지키는 것 이상의 더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둘째는 진실이고 진정성이다. 매사에 얼마나 최선을 다 하느냐에 따라 감동이 달라진다. 모든 공연의 연주자들이 마음을 쏟는 만큼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매년 반복되는 연중행사라도 타성에 젖어 전통에 안주하면 도태된다. 늘 새롭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어야 발전한다.셋째는 배려다. 어떻게 하면 저들을 편안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면 그들의 기쁨이 곧 나를 행복하게 한다.

배려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의 특권이다. 그렇다면 분명 스님들의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신도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교는 시간을 지키는 책임감과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이 포용과 배려라는 마음을 만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포교방법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다.

[불교신문 2805호/ 4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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