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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 소설’ 연재 앞두고 작가와 스님들 특별좌담...장적스님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12-04-24 10:39
조회 : 10,776  

신라시대 원효스님은 모든 종파의 심각한 대립현상을 보면서 백가의 쟁론을 하나로 회통하는 일심중도인 화쟁의 길을 제시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남북의 대립과 다문화시대, 다종교시대를 살면서 갈등과 반목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제33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종단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불교의 화쟁사상으로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해 조계종화쟁위원회를 만든 이유다.

불교신문(사장 수불스님)과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는 공동으로 오는 3월21일부터 1년간 원효스님의 삶과 사상을 농축한 소설 ‘세 개의 달’을 연재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우 작가는 “깨우친 자이지만 스스로 중생속에 거하는 탈권위적인 인간이며 리얼리스트이자 이상주의자인 원효스님은 고타마 싯다르타의 인류애를 사모한 신라의 붓다였다”면서 스님의 삶을 조명키로 했다.

소설 연재를 앞두고 지난 2월20일 화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김 작가와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화쟁’의 의미와 시대적 필요성을 논하는 특별좌담을 열고 의견을 공유했다.

   
특별좌담에 참석한 김선우 작가와 도법스님, 장적스님.(왼쪽부터)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장적스님=부처님은 안락과 평화, 행복을 강조했다. 이 시대에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은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도법스님=1990년대 말부터 지리산 운동을 하면서 진보와 보수의 벽을 뛰어넘어 남과 북, 불교와 기독교가 공생할 수 있는 길, 생명평화의 화두를 중심에 놓게 되었다. 이런 삶을 생활화는 운동이 바로 생명평화, 즉 ‘화쟁’이다.

김선우=화쟁에 관해 젊은이들은 어렵게 느끼고 있다. 너무나 무거운 불교적 주제들, 언표들을 대중적으로 바꿔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소설 연재제의를 받아들인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 시대에 취해야 할 내용들을 풍성하게 나눌 수 있으려면 다양한 방식의 문화적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장적스님=화쟁은 원효스님의 핵심 가르침이다. 원효스님이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서 회통이란 언어로써 화쟁을 선언한 것이다. 실천적 결과물이기 전에 실천하는 과정으로 화쟁이란 언어를 보고 싶다. 화쟁사상은 자기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서 상대방 전문성을 인정하는 포용과 상식, 소통의 언어구조를 갖고 있어야 한다. 화쟁이 종결점이 아닌 생명평화로 가는 실천적 언어로 정리되면 어떨까.

김선우=도법스님의 생명평화는 화쟁의 실천모습으로 이해한다. 다양한 방편의 총합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삶이다. 화쟁과 생명평화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서로 다른 말은 아니다.

도법스님=우리들의 갈등은 결국 서로의 개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아서 오는 문제다. 생명평화 이야기를 다시하면, 인간이 자연에 건 싸움을 인정하고 서로 공존하고 조화로운 삶을 요구하는 것이다. 민족사를 보면 좌우대립의 문제, 남북분단 등의 문제에 대해 편을 가르고 대립했다. 다툼을 화해하고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생명평화라는 개념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도법스님

인간관계 심각하게 황폐화

생명평화 원칙…다툼, 화해로

“각자 자기다움 찾아가야”

 

 

 


장적스님=경전에도 코올라야족과 석가족의 로히니강 물싸움 분쟁을 부처님이 중재하는 내용이 있다. 부처님은 평화와 평등을 강조했고 그런 가르침들이 원효스님에 와서 화쟁으로 표명됐다. 이제 이 시대 불교가 화쟁이라는 언어를 어떻게 재해석해서 국민들을 이끌 수 있겠는가. 지금은 새로운 가치를 갖고 이끌어가야 제도적.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가치의 중심에 화쟁사상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도법스님=현재 대중이 무엇을 느끼고 필요로 하는가에만 접근해서 그것을 충족시키면 세상이 좋아질까. 우리나라는 한해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300조라는 통계수치가 나왔다. 경제수치로 표현되어서 그렇지만 300조에 가까운 갈등이 일어난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관계가 심각하게 황폐화되어 파괴되었다는 반증이다. 극단적으로 불신하고 대립하고 부정하고 배척하고 분노하고 좌절하면서 사회를 심각하고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 실상이다.

장적스님=근본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치열한 현실의 갈등구조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선우=그 몫을 내가 하겠다.(웃음) 근본과 현실, 어느 하나도 빠지면 안된다. 근본적 문제와 현실적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서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소설은 정면으로 ‘원효’를 이야기할 것이다.

1400년 전 신라시대 원효스님을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적 느낌으로 집필할 것이다. 스님이나 구도자로서의 원효는 걷어내고 쓰겠다. 신라라고 하는 시대가 가진 모순의 현실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를 고민한 한 순수하고 순정한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굳이 구도행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 시대의 모든 청년들이 고민할법한 문제들을 원효 속에 담아내고 싶다.

도법스님=개인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는 분리될 수 없다. 이제 절대빈곤과 제도적 민주주의는 해결된 상태다. 문제는 그럼에도 계속되고 있다. 상대적 소외감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가 크다. 낱낱 존재들이 존재의 거룩함에 대한 이해와 확신들을 갖는 것이 현대사회에 문제를 풀어내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본다.

김선우=개인의 내적 혁명과 사회적 혁명은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깨어있는 개인이 많아도 사회구조가 억압적이면 지탱하기 어렵다. 전체적인 행복지수는 높아질 수 없을 것이다. 지금 현대인들은 행복해질 수가 없는 시대다. 열심히 노력하면 개천에서 용이 난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이 못나는 시대다. 절망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행복의 자존감을 만들어내고 사회적으로는 노력을 하자, 함께 가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장적스님 

화쟁은 실천적 결과물 아닌

실천과정에서 가치 발휘해

포용과 상식, 소통이 관건

 

 

 

 

 

장적스님=지도자의 리더십에 화쟁사상은 필수조건이다. 행복한 개별집단의 리더십이 다른 집단과 소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야말로 정말 화쟁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도법스님=화쟁론 자체는 이론적 분쟁이다. 화엄종과 법화종이 서로 자기종파가 제일이라는 이론을 전개하면서 분쟁이 생긴 것이다. 종파주의적 이론적 다툼해결방식이, 현장에서 싸움을 말리는 실천론으로 바로 쓰이기엔 한계가 많다. 다툼은 왜 생기는가.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다.

해답은 관계의 정상화다. 관계의 문제를 잘 보고 잘 살려내는 것이 화쟁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효스님은 출가수행자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자기소리에 따라서 움직이며 삶을 드러낸 인물이었다.

김선우=원효스님의 삶의 자세가 화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자기의 소리를 따라갔다는 의미 역시 원효에게 걸맞는 평가다. 내면의 소리에 깨어있으면서 그가 존재하는 사회적 구조에 하심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현대적 모순과 현대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의 여러 가지 자질들의 구현이 가능한 인물이다.

도법스님=원효의 삶은 무애자재의 삶이다. 자기 소리에 따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소유한 사람 앞에도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진실을 드러내고 생명을 사랑하는데 합당하다면 기꺼이 제도적 범주 안에서 행동했고, 제도를 깨는 것이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깨부수웠다.

장적스님=원효스님은 화쟁은 어디에서나 꽃필 수 있고 누구나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오늘날 청년들의 괴로움들을 시대의 화쟁정신 원효정신으로 해소시켜주고자 한다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김선우=계층을 막론하고 ‘소설이 사상에 대해 가르치고 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소설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감지대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장면들을 써내려갈 것이다. 어떻게 발현해낼지 진행되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안개정국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김선우 작가 

근본문제·현실고민 오랜 화두

불교가 준 행복·평화에 주목

우리 시대 ‘붓다의 삶’ 재현

 

 

 

 

장적스님=자성과 쇄신결사도 이 시대 원효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도법스님=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기적 욕망에만 관심이 있을 뿐 존재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기적 욕망을 채우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착각한다. 각자가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길이 필요하다.

장적스님=과거보다 요즘 사람들이 자기 존재감의 인식을 훨씬 더 깊이 하고 있다고 느낀다. 과거보다 자기만족 자기사랑을 위해 노력한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이 시대적 원효를 만들어낼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

도법스님=자살률 급증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자살이란 사회적 타살이 자살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자기다움을 놓침으로써 절망감과 패배감이 커져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김선우=사회적 악조건 속에서 과거보다 훨씬 크게 자존감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절반을 그렇지 않다. 대견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이 있는가하면 면역이 결핍된 아이들은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장적스님=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화쟁이 필요한 이유다. 이 시대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철학이고 그들이 리더십으로 가질만한 덕목이다.

도법스님=생명을 갖고 태어난 모든 존재는 스스로 삶을 창조하는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잇다. 부모든 어른이든 모든 생명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한다. 현대사회는 그런방향으로 뭔가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 2799호/ 3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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