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의 하이라이트인 ‘탁발순례’에서 불자들은 각자 준비한 공양물을 보시하며 내세의 복덕을 짓고 선근을 심었다. 엄마와 함께 공양물을 보시하는 아이의 표정이 밝다.
현재 세계는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POP’ 열풍으로 한창이다. 여기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위시한 한국불교대표단이 지난 9월 프랑스를 순방하며 ‘K-부디즘’ 열풍을 일으켰다. 프랑스에서 한국사찰음식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사찰음식은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이자 한국불교 세계화의 선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뒷받침하는 곳이 바로 수원 봉녕사다.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경내에서 열린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은 사찰음식이 왜 한국불교 대표 콘텐츠인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자리였다.

음식이 품은 정신문화도 성찰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면에서나 내용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여타의 축제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특징도 여전하다. 사찰음식이 단순히 몸에 좋은 먹을거리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뛰어넘었다.

나와 세상을 맑히는 청정한 수행식이자 법식(法食)이며, 모든 생명을 사랑해 훼손하지 않는 자비식이자 약(藥)이 사찰음식임을 선언했다. 또 고마운 마음으로 음식을 받아 모두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감사식(感謝食)이자 상생식(相生食)이라는,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문화까지 성찰한 것이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이다.

   
봉녕사 우화루 2층에서는 사찰음식 경연대회에 출품된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틀간 열린 축제에서 적문스님과 우관스님, 선재스님, 정관스님 등 한국사찰음식을 대표하는 스님들이 강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때문에 봉녕사 향연은 ‘육바라밀 정신’을 주제로 하고 있다. 보시와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행 등 여섯 마당으로 구분해 사찰음식이 품은 진면목을 느끼게 하도록 배려했다. 물론 불자와 학인 스님이 참여한 사찰음식 경연대회에서 출품한 ‘작품’들은 축제의 풍미를 더욱 높였다.

나눔결사 실천한 탁발 순례

봉녕사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축제 둘째 날인 9일 거행된 ‘탁발 순례’다. 사찰음식이 먹을거리만이 아니라는 축제의 모토가 고스란히 구현된 프로그램이다. 봉녕사 율원과 승가대학 스님 30여 명이 육화료를 출발해 경내를 돌며 부처님 당시의 탁발 정신을 재현한 순례의식은 축제를 장엄했다.

   
탁발순례를 마친 스님들이 부처님 전에 공양물을 올리는 장엄을 연출하고 있다.
아이의 고사리 손에 공양물을 주고 발우에 보시하도록 한 가족의 모습은 나눔결사의 실천행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탁발을 마친 스님들은 큰법당인 대적광전으로 향해 부처님 전에 발우를 올렸다.

이날 탁발한 보시금은 수원 팔달구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쓰여 더욱 빛을 발했다. 이어 봉행된 육법공양 역시 공양의 진정한 의미와 보살행을 다시금 다짐하는 기회가 됐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전통음악 한마당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세계화는 많은 이들이 함께 공유하고 나눌 때 가능한 일이다. 봉녕사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풍성한 부대행사를 마련한 것.

지짐 만들기, 사찰김밥 만들기 등 사찰음식 체험과 서예 시연, 단주 만들기, 연꽃 만들기 등 문화 체험행사도 경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특히 학인 스님들이 직접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 행사에는 가족단위 탐방객이 몰려들어 큰 인기를 모았다.

   
학인 스님이 직접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9일 오후5시부터 진행된 회향식과 산사음악회도 호응이 높았다. 봉녕사 산사음악회는 국악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중가요 일색인 다른 산사음악회와 차별됐다. 이 또한 사찰음식의 경우와 같이, 전통을 계승하고 선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날 회향식에는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을 비롯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부부, 김혜성 국회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제의 위상을 반영했다.

   
축제 회향식에 참석한 봉녕사 주지 자연스님, 봉녕사 승가대학장 묘엄스님,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사진 왼쪽부터).
봉녕사 승가대학장 묘엄스님은 회향사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의식을 진보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웃과 함께하고 나누는 기쁨이 진정한 기쁨인 것을 아는 것이 사찰음식의 근본 뜻이며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문화유산”이라고 사찰음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당부했다.

   
회향식 후 열린 산사음악회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산사의 향기가 어우러져 큰 호응을 받았다.
[불교신문 2760호/ 10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