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조계종 표준 한글 반야심경이 공포됨에 따라 불교의례의식의 한글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한글 반야심경의 공포는 앞으로 각종 불교의례의식의 한글화의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3회에 걸쳐 관련 ‘한글 반야심경의 공포 의미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연구자들의 특별기고를 게재한다.

   
 
포교원에서 4년의 연구와 번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계종 의례위원회와 종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중앙종회에서 의결된 표준 한글 반야심경이 지난 10월5일 공포됐다. 조선초기 한문의 한글화가 시도된 이래 근대불교에 이르러 백용성스님과 운허스님, 그리고 광덕스님과 고산스님 등에 의해 포교의 현대화라는 작업으로 이어져 온 한글화가 이번에 완성된 것이다.

이는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포교원장 혜총스님의 지도 아래 종단의 자성과 쇄신, 5대결사의 가운데 하나인 문화결사의 결실이라 여겨진다. 게다가 미래 한국불교의례의 한글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이와 함께 표준 반야심경 공포가 갖는 의미는 향후 과제를 동반한다.

무엇보다 범종단적으로 사부대중의 협조가 절실히 요청된다. 그동안 포교원에서는 통일법요집과 한글통일법요집을 발간하여 보급했지만 제대로 반영이 되지 못했다. 이는 종단이 통일의례의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 결과하기도 하다. 앞으로 의례만큼은 전국의 어느 사찰, 법회, 행사에서든 통일된 의식과 의례를 시행하는 것이 요청된다.

종단 불교의례연구소 설립

현대에 맞는 의식 연구 필요

다음으로 종단의 불교의례연구소 설립이 시급하다. 동아시아 불교의례연구소와 같은 불교의례에 관해서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한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연구소에서는 수륙재와 팔관재, 밀교의례 등을 현대에 맞게 번역하고 음률과 음악, 세대별 맞춤형 염송염불의식 등을 연구해 종단의 실천과 시책에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통의례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의식 연구도 절실하다.

셋째로 종단의례의 공인된 보급처가 마련돼야 한다. 개인화 경향이 강한 현대인에게 포교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기존의 법회위주의 포교방법에서 과감히 벗어나 매스컴을 통한 개별적인 포교방법이 요청된다.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한 새로운 불교문화의 창조가 시급하다.

넷째로 불교문화콘텐츠를 통한 포교방식의 고취이다. 불교 의례문화를 통해 스스로 감응하여 불교에 귀의하게 할 수 있다. 서로 감응을 주고받는 무형의 문화와 예술적 감각을 살려 서로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 예로 수륙재나 영산재를 글로벌 불교문화콘텐츠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다섯째로 염불당의 개설이다. 각종 의례염불문이 번역되면 그것을 혼자서도 신앙하고 향수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근대에 들어 선원을 개설하기 위해 사찰에서 염불당을 폐쇄했지만 염불수행도 혼자서 수행할 공간이 필요하다. 진언수행도 염송하고 스스로 듣는 수행을 통해 부처님의 은혜에 감응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끝으로 부처님의 의도에 부합하고 일반인이 감동하는 진정성이다. 불교의례문화의 한글화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의례와 여운을 주는 절제된 번역이 요청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앞으로 예불의식, 천수경, 불공의식, 시식의식, 추선다비의식, 영산재, 수륙재, 진언의 원음을 복원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한글의 의미로 해석된 종단 표준의례를 정착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불교신문 2760호/ 10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