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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의 송년...정무스님(34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09-12-04 14:28
조회 : 12,774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 보고

새해위한 ‘발심의 달’만들길

회향은 회소향대(廻小向大)의 준말입니다. 즉, 작은 것을 돌이켜 큰 것을 향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입니다. 더 나아가 불가에서는 자기가 닦은 공덕이나 자비를 다른 이에게로 되돌려 어떤 이익을 주는 행위를 말하기도 합니다. 비록 처음은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회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만사는 결정되곤 합니다. 반드시 큰 임무를 띠지 않았다 할지라도 무릇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얼마나 충실하였는지 뒤돌아보게 되는 12월 입니다.

한해의 계획은 원단(元旦)에 세우고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불자님들께서는 지난 원단에 세운 계획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일궈 냈습니까. 또한 작게는 하루 일과를 통해 얼마나 진지한 시간을 투자하였는지 조심스레 여쭙습니다.

그러나 문득문득 돌아본 매일은 후회가 만연한 나날이었으며, 그런 한 달, 한 달이 더해져서 이렇듯 12월이라는 1년의 막바지에 서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12월은 너 나 할 것 없이 바쁜 시절이기도 합니다. 속된 말로 망년회로 불리기도 하는 송년회라는 미명 아래 유유히 이어져 온 관습 때문입니다.

각종 단체나 소모임 등 대인관계를 형성하며 대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비껴갈 수 없는 것이 연말의 송년회라는 모임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한 해를 보내는 모임이 돌이킬 수 없는 난장판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도하게 됩니다. 과도한 음주 문화로 점철되기 십상인 송년회는 우리 불자들에게도 통과의례처럼 연말을 장식하곤 합니다. 이를테면 무슨 무슨 연찬회라든가 송년하례회 정도의 이름을 빌려 어렵사리 마련한 공간에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치르게 되는 행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모임의 이름을 능가하는 의미있는 송년 모임을 크게 발견하지 못한 소납으로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송년회부터라도 여느 종교와는 구별되는 송년회를 갖자는 제의를 감히 해보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술 먹고 정신을 잃지 말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향락에 취해 혼미한 상태는 자신을 잃어버린 망각의 시간임에 분명합니다. 일 분, 일 초라도 공부에서 벗어난 행동은 우리의 마음을 쇠락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그동안 열심히 일궈놓은 신심까지도 깡그리 망쳐버리는 망실의 시간이 되는 까닭입니다.

선지식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봄에 씨앗을 심을 때, 열매도 바로 얻게 되는 법”이라고 말입니다. 바로 복 짓는 순간, 복을 이루고 신심 내는 그 순간에 곧바로 결과를 이룬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는 정토에 가 닿기도 하고 그 반대로 예토에 가 앉기도 하는 법입니다.

그러기에 송년의 의미를 바로 새기는 회향의 송년모임으로 저마다가 마음의 불을 밝힌다면 정토를 일구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눈길을 돌려 보는 참답고 의미있는 시간이 될 줄로 압니다.

어느덧 1년의 마지막인 12월입니다. 12월을 술로 인한 향락의 시간으로 더 이상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다가오는 다음 새 해를 위한 발심의 달로 만들고 채워 보길 정중히 그리고 간절히 발원해 봅니다. 회향은 작고 낮은 곳에서 더 빛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정무스님 신도국장

 

[불교신문 2579호/ 12월2일자]

2009-11-28 오후 12:00:26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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