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햇빛이 저물어가던 8월2일 오후, 부산 북항친수공원 경관수로에서 명상에 빠져든 80명의 시민들.](https://cdn.ibulgyo.com/news/photo/202508/429051_452605_1046.gif)

“모든 괴로움은, 다 지나가는 것이다.”
햇빛이 저물어가던 8월2일 오후, 은은한 싱잉볼 파장이 울리자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모인 80명의 시민들이 명상에 빠져들었다. 온몸에 긴장을 풀고 누운 시민들은 스님의 음성에 따라 몸의 감각을 인식하며 근심과 스트레스를 흘려보냈다. 붉어지는 하늘 아래, 물살을 가르는 소리와 선선한 여름바람이 감도는 저녁무렵이었다.
부산 대운사 부설 부산명상협회(BMA, 회장 주석스님)가 한여름날 부산 시민들에게 평안한 휴식을 선사했다. 부산 북항친수공원 경관수로 일대에서 열린 여름문화축제 ‘북항 SUP 페스타 2025’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북항 SUP 페스타는 부산명상협회가 부산시, 해양수산부, 영화의전당, 교보문고, 부산시설공단 등과 공동 주최·주관한 여름문화축제다.
낮에는 역동적인 해양스포츠 체험과 북페스티벌이 열리고, 저녁무렵부터는 부산명상협회의 야외 명상 프로그램과 클래식 음악회,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밤에는 북항 친수공원 일대가 야외 영화상영관으로 변신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7월26일 행사 개막일에 이어 진행된 두 번째 행사였다. 첫 행사 당시 50명 선착순 인원을 꽉 채웠는데, 이번 행사에는 무려 80명이 참여했다. 사전 신청한 70명과 강변을 러닝하거나 산책하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10명이 함께했다.
휴가철을 맞아 연령대도 다양했다. 초등생 아이와 온 가족 단위 참가자, 20대와 50대 모녀, 30대 커플, 20대 부부 등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졌다.
그늘 아래 요가매트 위에 앉은 시민들은 바디스캔 명상을 체험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감각을 인식해보는 명상법이다. 마음이 아프면 신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하나하나 인지하면서 걱정과 번뇌를 차분히 해결해보자는 의미다.





명상을 진행한 주석스님은 “국민에게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은 요즘 저희 수행자들의 몫”이라며 “그중 명상은 종교를 초월해 심신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수행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대인들은 고통의 원인을 알지못하고 자기자신을 괴롭히는데,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 때 자유로워진다”며 “명상은 괴로운 일들은 모두 지나간다는 걸 인식해보는 시간이다. 일상에서 이같은 쉼표의 순간을 가져보면서 이왕 사는 세상 행복해지고 평화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싱잉볼 소리가 울리자 본격적인 명상이 시작됐다. 4초, 7초, 8초 맛보기 명상은 이내 20분간 길게 이어졌다. 물살 가르는 소리가 유유히 들리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미동 없이 명상에 빠져들었다.
주석스님은 눈, 코, 입, 어깨, 배, 단전 아래, 허벅지, 무릎, 종아리 등 신체 부위별로 감각에 집중하도록 안내했다. 온몸에 긴장을 풀고 누워있던 참가자들은 20분이 지나자 미소와 함께 몸을 일으켰다.




![[영상] 명상을 마친 뒤 몸을 푸는 시민들.](https://cdn.ibulgyo.com/news/photo/202508/429051_452606_1135.gif)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하향진(42)씨는 평소 유튜브로 명상을 해오다 실제로 참여할 수 있다는 소식에 신청했다. 하 씨는 “스님의 지도를 받아 경험해보니 혼자 유튜브 보고 따라할 때보다 한결 마음이 나아지고 후련해졌다”고 말했다.
함께 온 아이는 평온한 나머지 깊게 잠든 모습도 보였다. 숨을 관찰해본 게 처음이었다는 공지유(12) 학생은 “처음에는 좀 어려웠는데 하다보니까 재밌었다”며 “나의 숨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렸고 가만히 앉아있는게 힘들었던 기분이 평온해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러닝하다 우연히 호기심에 참여한 30대 커플도 있었다. 정현석(34)씨는 “명상을 4초, 7초, 8초로 짧게도 할 수 있는거구나 싶어서 신기했다”며 “즉흥적으로 해봤는데 의외의 수확”이라고 했다.
함께 참여한 여자친구 변지혜(34)씨는 “올 때까지만 해도 한숨을 푹푹 쉬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해주는 좋은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바깥으로 향했던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30 참가자들의 호응이 열띠었다. 20대 참가자 김윤희(29)씨는 “요즘 걱정이 많았는데 명상하면서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이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며 “특히 쫙 깔리듯이 울렸던 싱잉볼 소리가 인상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소윤(29)씨는 자신도 모르는 새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정 씨는 “명상은 처음이었는데 고민이 많던 시기 어떻게 딱 참여하게 됐다”며 “스님의 음성에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명상은 고통을 이겨낼 힘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알려주고, 내면의 힘을 기르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명상한다는 이영희(61)씨도 명상 효과에 대해 “고요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명상은 심신 안정과 더불어 감정에 매몰되지 않게 해준다”며 “더 많은 사람이 꾸준한 명상으로 행복해졌으면 한다”고 권했다.
명상이 끝난 뒤에는 클래식 음악회와 버스킹 공연, 야외 영화상영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한여름밤을 즐겼다.
북항 SUP 페스타는 8월6일까지 계속된다.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이벤트를 통해 부산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