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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지서 ‘종교화합 장’으로…주어사지 안내판 15년만에 교체...진경스님(37기),광용스님(25기),수경스님(20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5-06-30 12:11
조회 : 3,768  
   https://www.btn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86398 [2076]

전국비구니회, 여주 주어사지서 기념식
편중되고 왜곡된 과거사 등 바로 세워
불교 천주교 역사, 안내판에 동시 기술
“종교화합의 장으로 향하는 역사적 날”

회장 광용스님 비롯 학계 전문가 모여
그간 노고 축하하고 격려…복원 다짐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 축사 전해
곳곳에 감사연등 달고 자연속 명상도

[영상] 7월11일 15년 만에 수정 재설치된 여주 주어사지 종합안내판 앞에서,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과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을 비롯한 참석대중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체된 주어사지 안내판. 불교와 천주교 역사를 모두 아우르는 표현으로 수정됐다.
교체된 주어사지 안내판. 불교와 천주교 역사를 모두 아우르는 표현으로 수정됐다.

“스님, 교체됐습니다!”

7월11일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주어리 주어사지.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이 15년 만에 불교 역사가 바로 세워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순간을 회고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말하자, 참석대중이 따뜻한 미소와 박수로 화답하며 이날을 기념했다.

천주교 발상지로만 알려져 불교 역사가 지워질 위기에 처했던 ‘주어사지 종합안내판’이 드디어 수정 재설치됐다. 불교와 천주교 역사를 모두 아우르는 문장을 추가하면서 종교화합의 장으로 향하는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날 오전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광용스님)의 ‘주어사지 종합안내판 수정 재설치 기념식’이 열린 주어사지 일대는 감동과 감사의 향연으로 가득했다. 안내판 교체에 기여한 이들이 모여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로 종교 간 이해와 화합을 상징하는 공공성지로 만들어 나가리라 다짐했다.

이번에 교체된 종합안내판은 전국비구니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단체와 전문가들의 학술연구, 발굴조사, 특강, 포럼, 답사, 좌담회 등 끈질긴 연구와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다. 전국비구니회 기획실과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민순의 연구위원 등은 ‘안내판 수정 준비위원회’를 구성, 1960년대부터 주어사지에 관한 모든 자료를 검토한 뒤 수차례 회의를 거쳤다.

지난해 8월에는 시청을 직접 방문해 쟁점 설명과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에는 시청을 직접 방문해 쟁점 설명과 논의를 이어갔다.
수차례 답사도 진행했다.
수차례 답사도 진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15페이지 분량의 공문을 여주시에 발송하고, 8월 시청을 직접 방문해 쟁점 설명과 논의를 이어갔다. 교체 회신 공문을 받고도 수차례 일정이 미뤄져 재차 강경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기존 ‘한국 천주교 발상의 요람지’라는 일방적 표현이 ‘한국 천주교와 불교 역사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로 수정됐다.

또 ‘정확한 창건 및 폐사에 대한 문헌 기록은 알려져 있지 않다’는 애매한 표현 대신 2022년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구체적 유물들이 사찰의 면모를 갖추었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당시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본존불을 모신 법당과 요사채 등의 건물 2동과 ‘조와화주신’ 글씨가 있는 기와, 고대 인도문자인 범자가 찍힌 암막새, 백자 조각, 상평통보 등이 발견됐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이 교체된 안내판을 보고 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이 교체된 안내판을 보고 있다.
 주어사지를 바라보며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참석대중.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은 “‘스님, 교체됐습니다!’고 전해들었던 순간 감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은 “‘스님, 교체됐습니다!’고 전해들었던 순간 감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주어사지를 바라보며 반야심경을 봉독한 참석대중은 곧 진솔한 소회와 축사가 이어지는 시간을 가졌다. 진심 어린 박수와 따뜻한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폭염을 걱정했지만 하늘도 바람도 도와주는 것 같았다.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의 인사말에서는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광용스님은 “‘스님, 교체됐습니다!’고 전해들었던 순간 감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며 교체에 기여한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몇 줄 바꾼 것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바로세우려는 간절한 염원이자 종교간 이해와 화합을 향한 노력의 첫 결실”이라며 “앞으로 2차, 3차 관리에 나서 이곳이 종교를 넘어선 화합과 이해, 상생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수석부회장 수경스님은 “오늘 우리는 벅찬 가슴을 내려놓고 남은 과제를 해야한다”며 해운당 의징대사비 복귀를 발원했다.
수석부회장 수경스님은 “오늘 우리는 벅찬 가슴을 내려놓고 남은 과제를 해야한다”며 해운당 의징대사비 복귀를 발원했다.

수석부회장 수경스님은 “오늘 우리는 벅찬 가슴을 내려놓고 남은 과제를 해야한다”며 해운당 의징대사비 복귀를 발원했다.

수경스님은 “2015년부터 주어사지 바로세우기에 매진해온 송탁스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 덕분에 막막한 와중에도 해낼 수 있었다”며 “12, 13대 회장 스님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귀 기울여준 공무원님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주어사지에서 절두산 천주교 성지로 옮겨진 해운당 의징대사비가 본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원력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5년부터 주어사지 역사 바로세우기에 매진해온 불교제자리찾기운동본부장 송탁스님.
2015년부터 주어사지 역사 바로세우기에 매진해온 불교제자리찾기운동본부장 송탁스님.

불교제자리찾기운동본부장 송탁스님 소감에서는 박수와 웃음소리가 쏟아졌다. 송탁스님은 2015년부터 주어사지 역사 바로세우기에 매진해왔으며, 지난해에는 두달 간 매일 온라인 줌(ZOOM)으로 불교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공부 모임’을 진행했다.

송탁스님은 “2015년 매주 신부님이 이곳에서 지역민들과 미사를 보다 연등을 정리해달라고 해 마음이 착잡했던 때가 기억나는데 ‘내 땅’이 된 느낌”이라며 “이후 주어사지에 시간과 돈을 쏟아야겠다고 다짐했고 그 약속을 거의 지키고 살았는데 올해는 전국비구니회가 해버려서 하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늘, 한 달, 한 해. 이렇게만 관심을 갖고서는 우리 역사를 바꿔갈 수 없다”며 “역사 지키미가 돼야 겠다는 소원을 새기고 돌아가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의 묵묵한 노력과 공무원들의 변화된 인식이 만들어낸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의 묵묵한 노력과 공무원들의 변화된 인식이 만들어낸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비구니 스님들의 묵묵한 노력과 공무원들의 변화된 인식이 만들어낸 큰 변화라고 했다.

진경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이 인내를 가지고 일하지 않았다면 되는 일이 아니고, 공무원들 역시 ‘이건 조금 고민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덕분”이라고 했다. 또 “보령시 모세상 설치 철회를 비롯해 이번 안내판이 바뀌는 것을 계기로 저 역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나라와 한동포로서 화합하면서 새 이정표를 쓰는 역사가 시작됐다”고 축하했다.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은 언론 기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은 언론 기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난 1여년 간 전국비구니회 스님들과 소통과 논의를 이어온 여주시청 박내태 문화예술과 팀장과 최지환 주무관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지난 1여년 간 전국비구니회 스님들과 소통과 논의를 이어온 여주시청 박내태 문화예술과 팀장과 최지환 주무관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도 “과거의 왜곡과 갈등을 넘어, 진실에 바탕한 역사의 복원과 화합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평가하며, 언론사 기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난 1여년 간 전국비구니회 스님들과 소통과 논의를 이어온 여주시청 박내태 문화예술과 팀장과 최지환 주무관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박 팀장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저희 주무관이 많은 고민을 하고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했다.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은 분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안내판 교체 과정에서 크게 기여한 연구진들의 간략한 강의도 이어졌다. 민순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종합안내판 교체 과정에서 크게 기여한 연구진들의 간략한 강의도 이어졌다. 민순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는 직접 작성한 안내판 문구를 낭독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는 직접 작성한 안내판 문구를 낭독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종합안내판 교체 과정에서 크게 기여한 연구진들의 간략한 강의도 이어졌다.

민순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조선사회 속 불교의 흐름’을 주제로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절에 가서 독서하는 전통이 강했는데, 세종대왕이 이를 공식화해 신하들에게 안식년을 주며 독서당을 만들어줬다”며 “서울의 진관사를 비롯해 지역 사찰에서도 충분히 자리를 내어줬던, 현재까지 이어온 불교의 전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주어사지 스님들의 용기와 자비실천’을 주제로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쫓기는 학생들을 숨겨준 사람들이 생각난다”며 “당시 조선은 이보다 더 무서웠을 것인데, 용기는 자비심과 동의어라는 걸 알았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직접 작성한 안내판 문구를 낭독해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절, 죽음을 무릅쓰고 우리 선조 교도들을 숨겨주고 강학 장소를 제공해주었던 천진암과 주어사 스님들, 한국 불교계의 용기 있는 행위에 감사드린다. 이곳이 불교도와 천주교도가 함께 찾는 화합의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3분 명상에 잠기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3분 명상에 잠기는 시간도 가졌다.
참석대중은 향후 주어사지가 종교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길 발원했다.
참석대중은 향후 주어사지가 종교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길 발원했다.
주어사지로 향하는 스님들.
주어사지로 향하는 스님들.
주어사터를 바라보고 있다.
주어사터를 바라보고 있다.
축하연등을 달고 있는 사회부장 진경스님. 이날 참석대중은 주어사지를 보도한 교계 언론사 6곳의 연등도 달아줬다.
축하연등을 달고 있는 사회부장 진경스님. 이날 참석대중은 주어사지를 보도한 교계 언론사 6곳의 연등도 달아줬다.
조선 후기, 한국 불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 공부했던 주어사터.
조선 후기, 한국 불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 공부했던 주어사터.
전국비구니회는 향후 주어사지의 보존과 복원 방향을 모색하며, 종교화합의 장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전국비구니회는 향후 주어사지의 보존과 복원 방향을 모색하며, 종교화합의 장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끝으로 참석대중은 광용스님 지도로 두 눈을 감고 3분간 명상에 잠기며 주어사지가 진정한 종교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길 발원했다. 앞으로 과제는 절두산 천주교 성지로 옮겨진 해운당 의징대사비를 본래 자리로 옮겨오는 것, 주어사지를 보존 복원하는 것 등이 남아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 수석부회장 수경스님, 부회장 혜욱스님, 불교역사제자리찾기운동본부장 송탁스님, 기회실장 금해스님을 비롯한 소임자 스님들과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 이길수 대한불교청년회장,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민순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박내태 여주시청 문화예술과 문화유산팀장 등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 불교신문  2025.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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