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로 일컬어지는 부산. 부산은 이런 명칭에 걸맞게 제14교구본사 범어사 등 대찰과 고찰, 암자, 포교당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각 사찰들은 자신의 영역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통해 불자 혹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전법불사를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 구서동에 위치한 금화사는 어린이포교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금화사는 골목 법당이다. 부산지하철 구서역과 두실역 중간쯤에 있는 금화사는 자동차 2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골목에 위치해있다. 약간 경사진 골목을 오르다보면 나타나는 금화사는 대로변이나 상가건물이 밀집한 곳에 있는 일반적인 도심포교당의 이미지를 접게 만든다. 대웅전과 2층 규모의 보제루에 작은 마당이 전부인 금화사는 겉보기에는 그저 오래된 사찰로밖에는 판단할 길이 없다. 하지만 ‘겉모습만 갖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격언이 그대로 들어맞는 곳이 바로 금화사다.
조계종 포교원 지정 어린이 청소년 포교 도량
‘초등불교학교’ 운영…심성개발과 정체성 함양




<사진설명> 금화사 초등불교학교는 다도와 요가, 찬불가, 국악, 교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이 불교나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돕는다.
일주문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사찰입구 대문에 붙어있는 명패가 이를 반영한다. 조계종 포교원에서 지정하는 ‘어린이 청소년 포교 중심도량’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명패 하나만 갖고도 금화사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이렇듯 금화사는 지역 어린이포교의 선두주자이자 전국 사찰 중에서도 수위를 달릴 정도로 유명하다. ‘금화사 초등불교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법회’라는 이름으로 어린이포교가 이뤄지고 있지만, 금화사는 그 명칭부터가 남다르다. 초등불교학교는 역사 또한 유구하다. 지난 1996년 천자문 교실로 시작해 1997년 ‘초등불교학교’가 탄생했다. 10년을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초등불교학교는 현재도 4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100%에 가까운 출석율을 보이며 충성도를 자랑한다.
이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우선 지도교사들의 지극한 정성과 노력을 들 수 있다. 초등불교학교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교장직을 맡고 있는 김광호(법명 현묵, 대한불교교사대학 부학장)씨가 중심을 잡고 체계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교사들도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아이와 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게다가 학부모들의 열정도 현재의 모습을 갖게 하는데 큰 뒷받침이 됐다.
한복 교복 입고 걸망 가방삼아 전통문화 체득
불교대학 명성 자자 … 다양한 문화강좌 인기부산 금화사
금화사 초등불교학교는 철저하게 출석과 결석을 관리한다. 3회 이상 무단결석하면 곧바로 퇴교 조치한다. 개량 한복을 교복으로 하고 걸망을 가방삼아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교육은 심성개발과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함양하는 계기가 됐다. 다도와 요가, 찬불가, 국악, 교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흥미를 유발한다. 각 강좌에 대한 지도는 졸업생이나 재학생 부모들이 담당하면서 수업의 충실도와 함께 학교에 대한 부모의 충성도를 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부분 초등학교 2~3학년에 입학해 중학교 진학 전까지 다니는 초등불교학교 프로그램의 백미는 졸업식이다.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옴’자가 새겨진 금 목걸이를 증정하고 크리스탈로 제작한 공로패가 주어지며 도장도 새겨준다. 이밖에도 푸짐한 선물을 주면서 졸업을 축하함과 동시에 불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앞으로의 삶에서 불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부여하게 한다. 또 매년 해외성지순례를 떠나면서 세계로 시야를 넓히는 인재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을 다녀왔고 내년에는 미국과 캐나다로 그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마디로 미래 한국불교를 살찌울 참다운 불자를 양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고 할 수 있다.
김광호 초등불교학교장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닐 만큼 중요하므로 어릴 때부터 불교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면 평생 불자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며 “불교학교 졸업생들이 계속 불교를 접할 수 있도록 청소년법회 개설과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전용회관 건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화사는 어린이포교에만 매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교대학은 부산지역에서 두 번째로 개설됐을 정도로 전통과 역사를 뽐낸다. 현재는 많은 사찰들이 불교대학을 개설하면서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명성은 여전하다. 지난 1994년 개설이후 지금까지 41기 1400여 명의 불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배웠다. 이밖에도 합창단과 다도회, 선화.사군자, 한국무용, 꽃꽂이 등 문화강좌를 진행하며 지역 불자의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주지 매물스님 /
실무자 창의성 키워
포교도량 으로‘우뚝’
지난 1996년 금화사 주지로 부임한 매물스님은 도량 운영에 있어 ‘허허실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지가 모든 것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애초부터 접고 각 부문의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주지가 간섭하기 시작하면 실무자들은 스님의 지시만 따를 뿐 복지부동한 채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일체 간섭하지 않고 끊임없는 믿음만 주면 됩니다. 전문가가 그 분야를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가만 두면 스스로 잘 돌아갑니다.” 스님의 신념은 금화사의 현재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공간 문제는 심각했다. 신행단체와 어린이 법회는 활성화되는데 절대 공간은 모자랐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시작한 것이 건축불사였다. 현재 보제루를 넓히며 주지실도 대폭 축소했다. 포교가 먼저라는 스님의 원력이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신도와 지역주민의 휴식 공간인 삼성각도 건립했다.
스님에게 포교는 외부 세계에 있다. “절에 올 수 있는 불자들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처지에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포교는 이런 분들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불우한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바로 포교의 시작입니다.” 자신도 아직 이런 원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스님은 무료급식 등 사회에 회향하는 금화사로 만들기 위한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물스님은 “금화사는 대형 사찰의 등장과 타종교의 급속한 성장 등 여러 이유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도심포교 중심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매물스님은 지난 1987년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성파스님을 은사로 득도해 강원과 선원을 두루 거쳤다. 동국대 불교학과와 위덕대 일반대학원 불교학과를 수료한 스님은 통도사 포교국장 등을 역임했다.
부산 금화사는…
1945년 송암스님 창건…‘金華’
우주진리 하나 되는 ‘만다라’ 상징
금화사(金華寺)는 지난 1945년 송암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금화사’라는 사찰 명칭은 통도사 구하스님이 지은 것으로, 금화는 ‘만다라’를 의미한다. ‘우주실상도(宇宙實相圖)’라는 뜻을 품은 금화사는 법당에서 부처님 전에 예불을 드리는 것은 결국 우주의 진리와 하나가 되기 위함이라는 큰 원력을 품고 건립됐다. 1973년 영축총림 통도사 말사로 등록돼 현재에 이른다.
금화사는 대지 250여 평에 대웅전과 요사채와 각종 법회.신행활동이 진행되는 보제루, 최근 조성된 삼성각 등으로 구성됐다. 보제루는 지상 2층 규모로 세워져 있으며, 1층은 공양간으로 사용된다. 2층은 초등불교학교와 문화강좌가 열린다. 특히 신도와 지도교사 등이 편히 쉴 수 있는 휴게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포교에 지대한 관심과 원력을 품은 대안스님이 주지를 맡으며 현재의 포교도량으로 위상을 갖춰갔으며, 현 주지 매물스님이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매진하고 있다.
[불교신문 2676호/ 12월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