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 수호와 ‘4대강 사업 반대’를 천명한 조계종이 신묘년 정월 방생법회를 ‘생명살림과 환경수호를 위한 정월 방생법회’로 봉행할 것을 전국 교구 본말사에 지침을 내린 가운데, 부천 석왕사(주지 영담 스님)가 12일 오전 낙동강의 ‘의성 낙단보 마애불’을 찾아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부천 석왕사의 낙단보 마애불 방생법회는 조계종이 18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각 사찰별로 4대강 공사현장 6곳을 찾아 생명살림과 환경수호를 위한 방생법회를 봉행토록 지침을 내린 후 첫 낙단보 방생법회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훼손된 채 발굴 발표된 낙단보 마애불을 관계당국과 시공사가 이미 인지하고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고, 제2 마애불 존재 가능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마애불을 찾아 봉행되는 첫 방생법회로 전국 사찰에 올해 정월 방생법회의 전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음력 1월 10일 전후 정월 방생법회를 봉행해 온 부천 석왕사는 올해 방생법회를 조계종단의 생명살림과 환경수호를 위한 정월 방생법회의 지침에 따라 의성 낙단보 마애불 현장에서 봉행하기로 한 것. 450여명의 신도들은 10일 석왕사에서 준비한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오전 6시 부천을 출발해 오전 10시 30분께 낙단보 마애불 현장에 도착해 전통의식에 따라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특히 부천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은 종단의 민족문화수호위원장이자 총무원 총무부장을 지내고 있어 중앙종무기관의 책임자로서 종단 방침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타 사찰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석왕사 총무 승언 스님은 “방생은 살생을 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게 된 생명을 구해내는 것으로 불자라면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하는 의무”라면서 “오늘 방생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구제역 사태 등에서 보듯 생명 파괴의 모습을 불자들이 현장에서 보고 생명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을 참회하고 앞으로 생명살림을 위한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승언 스님은 이어 “석왕사는 종단 지침에 앞서 이미 낙단보 마애불 현장에서 방생법회를 열기로 주지 스님이하 소임자들이 뜻을 모았었다”면서 “낙단보 방생법회는 마애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과정에서 관계당국의 은폐와 훼손 등으로 인한 현 정부의 민족문화 수호와 문화재 보호 및 보존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항의의 뜻도 담고 있으며, 조계종단의 스님과 불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승언 스님은 특히 “가장 이상적인 방생은 한갓 미물을 살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널리 펴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번 방생법회는 생명에 대해 무관심했던 불자들의 참회를 통해 방생의 본래 의미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왕사는 이날 방생법회 동참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보시금을 종단의 ‘민족문화 수호 기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또 석왕사는 오는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출가재일(음2월 8일)과 열반재일(음 2월 15일) 기간 동안 ‘법화경 독송 및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108배 정진기도’를 매일 오후 2시 대웅전에서 봉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