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과 태고종 대표들이 2월16일 기자회견에서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교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조계종 선암사 주지 덕문스님, 태고종 선암사 주지 경담스님, 조계종 특위위원장 일문스님, 태고종 특위위원장 화경스님.
조계종과 태고종이 50여 년간 갈등을 빚어온 순천 선암사 문제가 양 종단의 전향적인 자세로 원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계종과 태고종은 오늘(2월16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순천 선암사 분규종식 및 정상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서를 발표했다.
재산관리권 공동인수키로
조계종과 태고종이 각각 구성한 선암사문제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는 순천시장에게 있는 선암사 재산관리권을 공동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위원장에 덕문스님(조계종 선암사 주지)과 경담스님(태고종 선암사 주지)을 선임했다. 또한 선암사의 재산권 보호와 관련된 제반사항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한편 선암사 정상화를 위해 부동산과 문화재 등 선암사 소유의 일체 재산 현황을 공동조사하기로 합의했다.
양 종단은 합의서 서두에서 “조태분규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선암사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불조 혜명을 잇기 위해 분규종식을 선언한다”고 밝혀, 선암사의 정상화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 주었다. 지난 2월9일 제1차 협상 결과에 대해 양 종단 지도부의 추인을 받아 발표된 합의서에는 순천 선암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빠르면 부처님오신날을 기해 최종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 종단특별위원회는 합의서 이행의 첫 단계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서 선암사 재산관리인으로 되어 있는 순천시장의 해임을 요청할 예정이며, 오는 24일 순천시청을 방문해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조계종 선암사 주지 덕문스님은 향후 계획에 대해 “오늘은 분규 종식의 선언적 의미가 있는 날이며, 앞으로 매달 2ㆍ4주 수요일에 회의를 진행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순천시장의 재산관리권 환수에 대한 질문에 덕문스님은 “조계종과 태고종이 합의를 통해 분규가 종신된 상황에서 정부가 재산관리권을 돌려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태고종 선암사 주지 경담스님도 “분규종식에 뜻을 같이한 만큼 (재산관리권 공동인수와 선암사 정상화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조계종 선암사문제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 위원장 일문스님은 “공동인수 가능성은 100%”라면서 “(이번 합의서는) 양 종단의 총무원장스님이 결재한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종단 차원의 ‘결정’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태고종 특별위원장 화경스님도 “협상에 나온 분들이 대표이지만, 윗선에 보고해서 최종 결재하는 것”이라며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2월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습.
합의서 채택으로 조계종과 태고종의 ‘선암사 분규상태’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신촌 봉원사 문제에 대해 양 종단이 합의를 통해 해결한데 이어 선암사까지 갈등을 종식시킬 가능성이 높아져, 두 종단의 화합은 물론 한국불교 중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 총무국장 현담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오늘 기자회견에는 조계종 특위 위원장 일문스님, 선암사 공동인수위원장 덕문스님(조계종 선암사 주지), 태고종 특위 위원장 화경스님, 선암사 공동인수위원장 경담스님(태고종 선암사 주지)이 참석했다. 또한 태고종 총무부장 상하스님과 태고종 문화사회부장 법운스님도 배석했으며, 2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해 교단 안팎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진재훈 광주전남지사 기자
2011-02-16 오후 1:07:21 / 송고